대구의 한 휴장 중인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에 따르면 대구에 있는 A동물원은 지난해 11월 휴장했다. 이후 대부분의 동물이 인근 동물원으로 옮겨졌으나 낙타와 원숭이 등 야외에서 생활하는 일부 개체는 기존 시설에 남겨졌다. 비구협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진 해당 동물원이 동물들에 사료를 제대로 주지 않고, 고드름이 생길 정도로 추운 우리에 방치하는 등 관리에 소홀했다고 주장했다. 인근 주민들이 이를 지켜보다 못해 몇 달씩 직접 물과 사료를 급여하고 배설물을 치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비구협 측은 "휴장 후 원숭이, 낙타, 라쿤 등이 배설물로 뒤범벅된 사육 공간에서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 했다"며 "동물들을 보살피던 주민이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을 통해 도움을 받았고, 비구협이 구조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동물원으로 등록된 시설은 휴장여부와 관계 없이 관할 시청과 환경청 등에서 관리 소홀 여부를 점검하게 되어있다. 대구시는 문제가 된 동물원의 현장 점검 등에서 학대 행위를 확인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어제 A동물원을 방문했으며 비구협이 제기한 학대 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 동물원 측도 학대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면서 "오늘 중 전문가와 함께 다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혜인 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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