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최대 길이를 줄이려는 골프 단체의 계획이 선수들을 위협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는 4일(이하 한국 시간) 유럽프로골프 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 아첨하는 것 같지만 멋진 생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골프 채널 등 외신들이 전했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지난 3일 프로 골프 투어 등 최고 수준 경기에서 비거리 증대에 제동을 걸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그중 대표적인 변화가 샤프트 최대 길이를 48인치에서 46인치로 줄이는 것이었다.
디섐보의 ‘덤덤한’ 반응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계획이 지난해 48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장타 전쟁’을 불러온 디섐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48인치 드라이버에 대해 언급하고 실험해봤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나로 인해 뭔가 변화가 생긴 것 같아 매우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근육을 불려 괴력의 장타자로 변신, 지난해(322.1야드)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평균 329.2야드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위를 달리는 디섐보는 적합한 헤드를 찾지 못해 사실상 48인치를 단념하고 45.5인치를 사용하고 있다.
PGA 투어 피닉스 오픈에 출전하는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는 “이번 보고서는 엄청난 시간과 돈 낭비였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계획은 전체 골프 인구의 0.1%에만 영향을 미칠 뿐”이라며 “골프 단체들이 향후 100년간 골프를 보호하려 노력한다고 들었지만 너무 작은 렌즈로 들여다보기보다는 차라리 그 비용을 유소년 지원 등 골프를 널리 소개하는 일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매킬로이는 지난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의 ‘박힌 볼’ 해프닝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매킬로이는 무벌타 구제를 받은 공이 비디오 판독 결과 한 번 바운스 된 뒤 러프에 잠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승자인 패트릭 리드(미국)와 함께 규칙 적용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매킬로이는 “대회를 마친 다음날 경기위원회로부터 ‘볼을 찾다가 볼을 밟았다’는 자원봉사자의 e메일이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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