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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짝퉁 래미안·자이' 아닌 민간 '명품 재건축' 나와야


2·4 주택 공급 대책 발표 후 일선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사업 참여를 놓고 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서울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국토부에) 많은 문의를 하고 있다”고 애드벌룬을 띄웠다.

이번 대책은 ‘공공 주도 방식’을 전제로 했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면제하는 등 과거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정작 수요자들이 살기 원하는 곳의 재건축 아파트 조합이 얼마나 동참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과거 공공이 만든 아파트의 품질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고 이는 공공과 일반 아파트 간의 가격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공기업이 주도하더라도 아파트를 실제로 지은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결국 ‘짝퉁 래미안’ ‘짝퉁 자이’에 불과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민간 건설 업체 입장에서도 공기업의 ‘하청 업체’로 전락한 채 기업 이미지만 떨어질 수 있다. 대책 발표 후 입지 좋은 아파트의 조합들이 공공 방식에 실망감을 표출하며 시간이 걸려도 민간을 통한 ‘질 좋은 고급 아파트’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상황은 아파트 매수 심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정부가 특단의 공급책을 예고했는데도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4.9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도권도 118.2로 가장 높은 수준의 ‘사자’ 심리를 나타냈다. 83만여 가구 주택이 공급되더라도 소비자들이 희망하는 아파트는 부족할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정부는 수치만 화려한 공급 방안이 아니라 수요자 입맛에 맞는 고품질의 주택이 나올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입지 좋은 지역에 민간을 통한 ‘명품 아파트’가 나오고 거래세 완화를 통해 기존 아파트에서 공급 물량이 뒷받침된다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양질의 공급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고된다면 소비자들이 가수요에 편승할 까닭이 있겠는가.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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