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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지펀드, 유가 상승에 베팅

최소 2년 이상 원유 공급부족 전망

브렌트유 가격 3개월새 59% 올라





국제 원유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감소하기 전 수준으로 회복해가는 가운데 미국 헤지펀드들이 원유 가격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과정에서 조업을 중단하거나 감산한 원유 생산 시설들이 곧바로 생산을 재개할 수 없어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 시간) 이 같은 공급 제한 때문에 최소 2년 이상 원유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다수의 헤지펀드들이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 컨설팅사인 이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에너지 관련 헤지펀드들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원유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쇼트 포지션을 취해 연간 26.8%의 수익률을 거뒀다. 원유 가격 하락에 무게를 뒀던 헤지펀드들이 이제는 원유가 상승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 초 코로나19 백신의 높은 효과성이 뉴스로 전파된 후 59%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배럴당 6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산 원유 가격은 같은 기간 54~57% 올랐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글로벌 록다운과 여행 제한 등으로 유가가 붕괴한 시기와 비교하면 현재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뉴욕의 헤지펀드인 매글랜캐피털 공동 설립자 데이비드 태윌은 올해 말에는 유가가 70~8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 보급이 예상보다 느리고 세계경제 회복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은데도 헤지펀드들이 유가 상승을 점치는 이유는 ‘수급’에 있다. 석유 생산 업체는 가격 상승에 대응해 생산량을 늘리곤 하는데 최근 수년간 투자자들과 대출자들이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이동해 증산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는 현상이 상당 기간 발생할 것이라는 게 헤지펀드들의 예상이다.

로이터는 미국의 석유 생산 회복이 느릴 것이라며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의 하루 생산량 1,225만 배럴을 회복하려면 오는 2023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년 대비 6.4% 감소했으며 지난해 12월 세계 원유 생산은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월에 비해 8% 줄었다.

만약 여행철인 올여름 이전에 미국이 집단면역에 도달한다면 유가는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런던 기반의 헤지펀드인 웨스트백캐피털의 장루이 르미는 “7월 이전에 집단면역이 이뤄질 경우 이는 석유 수요를 강하게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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