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에 진출한 후보들의 기호 추첨을 필두로 3월 초까지 펼쳐질 경선 레이스 준비를 마쳤다. 나경원·오세훈·오신환·조은희 후보는 이날 후보 추첨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서로 견제하는 태세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후보 4명의 경선 후보자 기호 추첨을 마쳤다. 오신환 후보가 1번, 오세훈 후보가 2번, 나경원 후보가 3번, 조은희 후보가 4번을 뽑았다. 후보들은 각자 자신의 사진 위에 서명을 하면서 공정한 경선에 임하겠다고 서약했다. 이어 모두 서울시민 민심에 귀 기울이라는 취지로 선물 받은 빨간 운동화로 갈아 신고 야권 후보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날 나경원·오세훈 후보는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오신환·조은희 후보는 열정과 패기를 강조했다.
나경원 후보는 “국민의힘이 압도적인 민심을 얻어가는 데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생각한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자신했다.
오세훈 후보는 “제 저력과 진정성을 서울시민 인정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여세를 몰아서 아름답고 멋진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장담했다.
오신환 후보는 “중도 확장성, 청년 확장성을 가진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며 "97세대 대표 주자로서 그런 외연 확장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와 달리 공감·소통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당사자성을 갖고 극복할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은희 후보는 자신을 “올라가는 후보”라고 소개하며 “내려가는 후보와 올라가는 후보의 데드크로스에서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세훈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세훈 후보는 나 후보를 겨냥해 “지난해 강성 보수인 황교안·나경원 투톱의 당 운용 결과가 지난 총선 결과”라며 “그 연장선상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우리 당이 어떤 방향을 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나경원 후보는 "짧은 미디어 데이에도 1등 후보라서 견제가 많은 것 같다"며 "이번 경선 끝나고도 우리가 주장한 좋은 정책을 공유하며 본선 승리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나아가 조은희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여성 가산점제 적용 여부를 두고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조은희 후보는 본경선에서 여성 후보자에게 주어지는 10% 가산점제에 대해 "여성 가산점 때문에 이겼다고 하면 옹색한 것 같아 지금이라도 포기했으면 한다"고 권유했다.
그러자 나경원 후보는 “그건 후배 여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오세훈 후보 역시 “여성 가산점제는 공천관리위원회가 공평하게 정해준 규칙”이라며 “흔쾌히 따르고 앞으로도 여성 우대 정신이 발현돼서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이 영향력 있는 자리에서 사회를 바꾸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거들었다.
4명의 후보들은 오는 15일부터 3번의 1:1 토론화와 1번의 합동 토론회에 참여한다. 서울과 부산 모두 본경선은 여권 지지자를 포함한 100% 여론조사를 통해 오는 3월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본경선 최종 1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제3지대' 단일화 논의에서 결정되는 후보와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놓고 겨루게 된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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