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울산, 경남으로 이어지는 광역 경제권의 산업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추 도시인 부산은 올해를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대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시민 안전과 경제활력 제고’를 시정 운영의 핵심 전략으로 정했다. 경제 위기 극복과 혁신 성장 기반 조성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 동북아 해양수도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부산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상황에서 당장 해결해야 할 가장 큰 현안으로 지역경제 회복을 꼽았다. 이에 따라 생산, 소비, 고용 등을 활성화해 경기 회복을 앞당기고 민생경제의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시책에 주력할 계획이다. 다른 지방정부도 사정은 비슷하지만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이 많은 부산 지역경제의 특성상 경제 활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부산시의 주요 지표를 보면 광공업 산업생산지수는 2019년 12월 93.3에서 불과 1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88.9로 감소했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지난해 2월 65에서 같은 해 12월에는 54로 줄었다. 부산 소상공인 매출과 고용률, 실업률 역시 모두 최저치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
부산시는 지역경기의 빠른 회복을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시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의 경우 자금, 수출, 기술개발, 첨단화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업 가동률과 생산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생펀드를 신규 조성하고 중소기업 육성 및 운전자금 등 정책 금융을 대폭 확대한다.
소비 측면에서는 지역화폐인 동백전의 구매 채널을 다양화하고 소상공인 비즈니스 지원을 강화한다.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회복해 지역경제 선순환을 유도하고 소비촉진 행사 등 소비 진작을 위한 시책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고용유지기업 4대 보험료 지원, 취약계층 고용지원 강화 등을 통해 침체된 고용률을 1%포인트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도 주력한다. 규제자유특구 등 혁신 성장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인공지능 기반 확대 등으로 스마트 경제를 육성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나갈 방침이다. 공공 모바일마켓 앱 등 온·오프라인(O2O) 비대면 비즈니스 체계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과 연계해 파워반도체 제조 클러스터, 경부선철도 직선화 등을 추진하고 친환경 도시 인프라를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부산형 뉴딜’ 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24조원 규모의 부산형 뉴딜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산해 지역산업 전반에 디지털 및 친환경화를 달성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해 나갈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덕신공항 건설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 북항 통합개발, 국제관광도시 조성 등 현안 사업 추진에도 만전을 다(APEC) 정상회의 유치, 북항 통합개발, 국제관광도시 조성 등 현안 사업 추진에도 만전을 다할 계획이다. 공항·항만·철도를 연결하는 트라이포트(Tri-Port)를 완성하고 북항 통합개발은 상반기 중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하는 방안에 돌입한다. 차량기지 이전과 철도노선 효율화를 통해 단절된 도심을 연결할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도 지속 추진한다.
지역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도 추구한다. 부산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이후 1.6%에서 2.1% 사이에 머무르고 있고 지역내총생산(GRDP)의 전국 비중도 2019년 4.8% 등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구조여서 코로나19와 같은 경기 변동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종사자 10인 미만 사업체 수를 보면 국내 전체 410만3,000개 사업체 중 376만5,000개로 91.8%를 차지하고 있지만 부산은 전체 28만9,000개 사업체 중 92.4%인 26만7,000개에 달한다.
부산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책자금 지원, 임대환경 안정화 등 기존 정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플랫폼 소비, 소규모 생활물류 서비스 체계 등을 지원해 자생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반 여건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주력 산업에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해 스마트화와 융복합화를 통한 고부가가치화에 힘쓰고 지역 중소기업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책을 강화한다.
경제 체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정책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신성장 산업의 발굴과 육성에 초점을 맞춰 블록체인·해양 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스마트시티 등의 혁신 성장거점을 구축하고 첨단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미래 먹거리 산업의 주춧돌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또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과 연계한 관광·마이스, 핀테크 등신산업 발굴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정책을 도입하고 가덕신공항과 월드엑스포 등 역점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부산이 글로벌 도시이자 동북아 해양수도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체계적으로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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