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의회가 세수를 확보하고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부유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8일(현지 시간) 워싱턴주 의원들은 재산 10억 달러(약 1조 1,150억 원)가 넘는 자산가의 주식과 옵션 등 금융 투자자산에 세금 1%를 추가로 물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의원들은 이 법안으로 연간 약 25억 달러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안의 목적은 세수 확대와 불평등 해소다. 미국의 각 주 정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한 후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법안을 발의한 노엘 프레임 의원은 최저 소득 계층이 부담하는 주 세금은 소득의 18%에 달하지만 상위 1% 고소득층의 부담은 6%에 불과하다며 이와 같은 불공평한 세법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 조세재단은 추가 세수의 97%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스티브 발머 전 MS 최고경영자(CEO), 베이조스의 전처 매켄지 스콧 등 4명에게서 거둬져, 그들이 부담을 이기지 못해 워싱턴을 떠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베이조스 창업자의 경우 연간 20억 달러를 세금으로 내야 해 가장 부담이 크다. 재단의 제리드 월크잭 연구원은 이 결과 “주 정부의 수입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 인터넷 보안 업체 타니엄의 오리온 힌다위 CEO는 지난 6일 워싱턴기술산업협회와의 간담회에서 부유세를 언급하며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가 확대돼 임원들이 한 지역에 얽매이지 않게 됐다고 밝히며 “원하는 곳이면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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