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희귀 혈액질환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미국 보건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혈액이 정상적으로 응고되지 않는 혈소판감소증 증상을 보인 사례들을 보도했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백신 부작용 신고 시스템(VAERS)에 접수된 비슷한 사례는 모두 36건에 달한다. NYT는 이 같은 증상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고 밝혔다.
뉴욕에 거주하는 루즈 리개스피(72)는 입안에 발생한 출혈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마이애미 비치에 거주하는 그레고리 마이클(56)도 같은 증상으로 입원했다. 마이클은 2주 후 뇌출혈로 숨졌다.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1~3일 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 백신 접종이 혈소판감소증 발생의 원인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백신을 접종한 3,100만 명의 미국인 중 36명에게 혈소판감소증이 발생한 것은 백신과 상관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보건 관계자는 "지금까지 신고된 혈소판감소증 발생 빈도는 자연 발생하는 수준에서 눈에 띄게 높은 것은 아니다"라며 "혈소판감소증은 백신과 상관없이 우연히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일부 환자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쳐 혈소판을 파괴했을 수 있다고 짚었다. 홍역 백신 등 다른 백신에서도 혈소판감소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웨일코넬의대의 혈액학자인 제임스 버셀 박사는 백신이 특정 조건에서 혈소판감소증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화이자와 모더나는 각각 성명을 발표해 백신의 안전 문제를 세심하게 살피는 중이라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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