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시아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을 감축할 것 같지 않다고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10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통화하기 전에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전세계에 배치된 미군 태세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한미군 문제와 맞물려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과 맞물려 주한미군 감축설이 제기돼온 가운데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을 지속해서 경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조를 유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의 영향력을 막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 병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재편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국방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중국 국방 전략 수립 방침을 발표, 대중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중심의 군사 전략 정비 의지를 시사하면서 주한미군 배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남중국해에서 진행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가리키며 “남중국해에서의 불법 영유권 주장을 우리가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전 세계 미군의 배치를 다시 검토하겠다며 검토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주독미군 철수를 중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7월 3만6,000명 규모의 주독미군을 2만4,000 명으로 줄이겠다고 한데 대해 일단 제동을 건 셈이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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