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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바탕 하겠다"...민주당 "역대급 선별 지원금" 예고

최대 15조 선별 지원금 예상

전국민 지원 포기 안해...포퓰리즘 논란 확산

野 "차라리 선거 전날 지급하지 그러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차 재난지원금을 오는 3월 말에 선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피해 계층에 재난지원금을 먼저 지급하고 경기 진작용 보편적 재난지원금은 추후 다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지원 규모는 선별 지원으로는 최대 규모인 10조~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당에서 추진한) 내수 진작용 전 국민 지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정 상황을 보며 논의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편 지급의 불씨는 살려놓되 선별 지급의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그는 "당은 2월 중 추경을 편성해 3월 초 국회에 제출한 뒤 늦어도 3월 말부터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추경 규모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원했던 지난 3차 재난지원금(9조 3,000억 원)의 액수를 크게 넘어서 10조~15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4차 재난지원금은 (지원 규모가) 이전보다 넓고 두터워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지원 규모를 놓고) 정부와 한바탕 줄다리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놓고도 당정 간에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전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이 14일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먼저 지원하겠다는 입장으로 전격 선회한 데는 다음 달 안에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별·보편 동시 지급을 반대하는 기획재정부와의 갈등이 지나치게 장기화되면 오는 4월 보궐선거 전에 재난지원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를 당 지도부가 수용한 것이다. 대신 이낙연 대표는 이날 역대급 추경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선별 방식임에도 전국민 대상으로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14조3,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아울러 여권은 경기 진작 목적의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불씨도 여전히 살려놓았다. 보궐선거 전 지급은 어렵겠으나 여권 지지자들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 모양새를 갖추며 ‘전 국민 지급 카드’를 선거전에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규모는=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안에 추경안을 제출받은 뒤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소상공인 등 피해 계층을 중심으로 재난지원금 지급에 곧바로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추경 규모는 10조~15조 원이 유력하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두터운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기진작용 지원은 (방역) 추이를 보며 협의하더라도 어려운 국민을 위한 맞춤형 지원은 '넓게·두텁게' 이뤄지도록 정부에 요구하겠다"며 "넓게는 제도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것이고, 두텁게는 현장의 고통에 근접하게 지원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 규모를 최대한 늘린 뒤 지원 대상을 기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외 영세 중소기업 등으로 확장해 ‘보편 지원’과 유사한 효과를 거두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신용 등급 하락 등 외부 여건을 감안하면 최대 15조 원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자영업 손실 보상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위해 4월 이후에도 최소 두 번의 추경 편성이 불가피할 수 있는 만큼 1차 추경에서는 적정선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3월 국회에서 추경 통과가 무난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난지원금은 누구나 나눠주는 선거 자금이 아니라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생계 자금이 돼야 한다”며 선별적 차등 지원을 강조했다.

◇야당 “재난지원금이 보궐선거 전략인가”=야권은 그러나 여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경계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선별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는 동의하지만 3월로 지급 시기를 못 박은 것이 ‘선거용 카드’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급이 이제 대놓고 보궐선거 전략이 되는 것 같다”며 “(3월을 넘기지 않고 지급을 하자는 여당 주장에 대해) ‘선거 전날인 4월 6일에 지급하지 그러냐’는 냉소가 만연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4·7 재보궐선거에 맞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재보선은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 지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포기하지 않은 ‘전 국민 지급’=민주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정 상황에 따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전 국민 지급은 경기 진작과 국민들 위로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그간 발언에 따른 것으로도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소비 진작용 재난지원금 지급은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한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된 후에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입장에서 일보 후퇴한 발언이기는 하지만 보편 지급의 끈을 놓지 않은 모습을 두고 강성 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정치적 행태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승자와 피해자가 확연히 나눠진 것이 이번 코로나 재난의 전례 없는 특징인데도 나랏빚을 내 전 국민에게 위로금을 지급하자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여권이 대규모 선별 지급을 비롯해 보편 지급 카드도 남겨놓으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모자라는 금액은 국채 발행으로 해결할 것”이라며 적자 국채를 예고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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