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왕후’ 신혜선, 김정현이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극본 최아일/ 연출 윤성식)가 1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치열한 사투 끝에 제자리를 찾은 김소용(신혜선 분)와 철종(김정현 분), 현대로 무사 귀환한 ‘저 세상’ 영혼 장봉환(최진혁 분)까지. 더할 나위 없는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은 유쾌한 웃음 그 이상의 여운을 남기며 오래도록 기억될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까지 시너지로 퓨전 사극 코미디의 레전드를 완성한 신혜선, 김정현에 대한 찬사도 뜨겁다.
센세이셔널한 웃음 돌풍을 일으켰던 ‘철인왕후’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20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제공 기준 수도권 기준 평균 18.6% 최고 20.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로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전국 기준 또한 자체 최고 기록인 평균 17.4% 최고 19.3%로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5위에 해당하는 기록,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수도권 기준 평균 9.0% 최고 10.1%, 전국 기준 평균 9.4% 최고 10.7%로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 독주를 이어갔다. 특히, 전국 기준 1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남녀 전 연령층에서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4일 방송에서는 진상품 수레를 통해 무사히 궁궐에 입성한 김소용과 철종은 앞당겨진 즉위식에 당황했다. 그러나 김소용의 묘수가 다시 빛을 발했다. 바로 옥새를 훔친 것. 궁 밖에서 최루탄으로 연막작전을 펼치며 경계를 흩트려놓는 작전도 대성공이었다. 즉위식은 실패로 돌아갔고, 분노한 김좌근(김태우 분)이 철종과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철종은 김좌근에게 살아남아 치욕스러운 삶을 살라는 형벌을 내렸고, 역모를 꾀한 부패 세력을 모두 도려냈다. 목숨이 위태로웠던 김소용과 태아 역시 안정을 찾으며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궁궐에는 새바람이 불었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철종의 꿈은 계획대로 조금씩 이뤄지고 있었고, 중전 김소용 역시 내명부의 개혁에 힘썼다. 불합리한 것들을 바로 잡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사소한 변화도 있었다. 몸에 갇혀 있었던 ‘저 세상’ 영혼이 ‘찐’소용의 본성을 일깨운 듯, 김소용은 적극적인 중전이 됐다. 불쑥 튀어나오는 거친 언행이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지만, 온갖 금기와 가문의 둘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지난날과 달라진 그의 모습은 미소를 자아냈다. 여기에 한 시도 떨어지지 못하는 김소용과 철종의 깊어진 사랑은 마지막까지 꽉 찬 설렘을 선물했다.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현대로 소환된 장봉환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식자재 비리 정황으로 쫓기던 용의자에서 공익 제보자가 되어 있었던 것.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세상도 바뀌는 법이다”라는 장봉환의 모습은 또 다른 의미의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철인왕후’는 마지막까지 퓨전 사극 코미디의 진가를 보여줬다. 엄격한 규율 속에 살아가는 중전 김소용의 몸에 현대의 자유분방한 영혼이 깃든다는 발칙한 상상력에서 차별화된 재미를 만든 ‘철인왕후’는 웃음을 유발했다. 시대와 장소, 성별과 신분에 구애받지 않는 ‘저 세상’ 영혼의 궁궐 생존기는 역지사지 상황 속에서 아이러니한 웃음을 자아냈다. “‘금기와 틀, 편견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뛰어놀 것인가’에 집중하고, ‘자신다움’을 잃지 않고 금기와 경계를 넘나들며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는 최아일 작가의 말처럼, 단순히 ‘성별체인지’에서 오는 재미에서 그치지 않고, 저 세상 영혼 장봉환의 적응기를 통해 성별과 신분을 뛰어넘는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이해와 존중을 짚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화끈한 전우애를 넘나드는 김소용과 철종의 ‘노타치’ 로맨스는 신박한 설렘을 선사했다. 김소용과 철종의 감정 변화와 깊이를 보여준 ‘현대어’ 패치, 신묘한 요리법, ‘K-뷰티’ 등 퓨전 사극 코미디의 묘미를 극대화한 극적 요소들도 그 참신함을 더했다.
신박한 설정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배우들의 열연이야말로 퓨전 사극 코미디를 완성한 원동력이다. 신혜선은 현대의 자유분방한 영혼이 깃든 ‘김소용’으로 변신해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다양한 상황과 감정의 편차를 깊이 있게 표현하는 그의 노련한 연기는 물론, 사소한 몸짓 하나만으로도 폭소를 유발한 하드캐리에 뜨거운 호평이 쏟아졌다. 두 얼굴의 임금 철종으로 분한 김정현 역시 진가를 입증했다. 김정현은 냉·온탕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연기로 극의 무게중심을 탄탄히 잡았다. 매회 웃음 명장면을 보여준 코믹 시너지도 빼놓을 수 없다. ‘혐관’에서부터 거센 입덕 부정기, 화끈한 전우애(?)까지 이제껏 본 적 없는 레전드 콤비의 활약은 찬사가 불러일으켰다. 배종옥, 김태우, 설인아, 나인우를 비롯한 김인권, 이재원, 유민규, 조연희, 차청화, 유영재, 채서은 등 긴장감과 웃음을 배가한 배우들의 열연도 ‘철인왕후’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정아현 인턴기자 wjddkgus032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