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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손잡은 지자체, 고용·인구 둘다 잡는다

포항시, 지역기업 포스코와 협력

주소이전 근로자 등 정착금 지원

창원시·해남군도 기업·기관 대상

전입 장려금 등 지역경제 활성화

남수희(오른쪽 네 번째) 포항제철소장을 비롯한 포스코 계열사 대표들이 지난달 15일 이강덕(왼쪽 네 번째) 포항시장과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제공=포항시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내 최대 현안인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가를 위해 기업과 손잡고 참신한 정책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지자체 주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이라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51만 인구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경북 포항시는 올 들어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포항시 인구는 지난 2015년 51만9,584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해마다 3,000여명씩 줄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말 기준 50만2,736명까지 떨어졌고 이대로 가면 올 연말 50만명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포항시는 포항에 본사를 둔 국내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와 맞손을 잡고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가를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달 포스코 계열사 7곳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 상생발전 협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포스코 계열사에 이어 최근에는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과 포항상공회의소도 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남수희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은 “포항의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맞아 포스코 전 계열사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포항의 가장 큰 기업인 포스코는 앞으로도 포항의 인구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우선 이달부터 포항으로 주소를 이전할 경우 1인당 30만원의 주소이전지원금을 지급한다. 포항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신·증설 하는 기업에는 공장 등록일로부터 1년 이내 주소를 이전할 시 가족 세대원 1명당 50만원까지 근로자 이주 정착금도 지원한다. 지역 내 348개 기업에 전담 공무원을 배정해 전입 인센티브 안내와 주소 이전을 위한 행정 편의도 제공한다.



내년 1월 특례시 승격이 확정된 경남 창원시는 100만 인구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창원시는 이를 위해 타 지역 노동자가 취업을 목적으로 전입할 경우 정착 지원금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창원시 기업노동자 전입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고 오는 25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한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전입 지원금은 최초 1회로 한정해 20만원을 지원한다. 전입 지원금을 받은 사람이 계속 창원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으면 지원금을 받은 다음달부터 12개월 간 매달 3만원씩을 추가로 지원한다. 개정 조례안이 통과되면 타 지역 노동자가 창원시에 전입할 경우 최초 전입 지원금 20만원과 매달 3만원을 합쳐 최대 56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특례시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가 기초지자체의 지위는 유지하면서 보다 많은 행정·재정적 권한을 갖는 지자체”라며 “올해부터 지원금을 한층 강화함에 따라 전입을 고민하는 근로자들에게 많은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 해남군도 직장인 전입을 통해 인구 증대에 기여한 기관 또는 기업에게 전입 장려금을 지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남군 인구는 10년 전만 해도 7만8,000여명에 달했지만 지난달 기준 6만8,736명으로 줄었다. 이에 인구 7만명 회복을 핵심 정책으로 내걸고 인구 유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입 장려금 지원 대상은 타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하다 해남군으로 전입해 6개월 이상 주소를 두고 있는 전입자가 3명 이상 재직 중인 기관이나 기업이다. 정부·교육·공공기관을 비롯해 군부대, 공공조합, 금융기관도 포함된다. 지원금은 전입자의 수에 따라 3~5명은 30만원, 6~10명은 50만원, 11~20명은 100만원, 21명 이상은 150만원이다.

전국 지자체 중 인구 확대에 가장 사활을 걸고 있는 이강덕 포항시장은 “현재 포항시 산하에 남·북구청과 남·북구보건소, 남·북부경찰서 등의 기관이 있지만 인구가 50만명 이하로 떨어지면 이들 기관이 통폐합되거나 지방교부세 감소 등의 재정적 피해도 예상된다”며 “신산업 다변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인구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나 향후 몇 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여 시민들에게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에 참여할 것을 적극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손성락·창원=황상욱·해남=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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