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짜리 조카를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어 ‘물 고문’을 하고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에게 경찰이 살인죄를 적용했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는 A(10) 양의 이모 B 씨와 이모부 C 씨를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아파트 화장실에서 A 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 양이 숨을 쉬지 않자 같은 날 오후 12시 35분께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 대원은 심정지 상태이던 A 양에게 심폐 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A 양은 끝내 숨졌다. 이 과정에서 구급 대원과 의료진은 A 양의 몸 곳곳에 멍이 있는 것을 확인해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게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당초 경찰은 이들 부부에게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이들의 행위가 A 양이 숨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판단해 살인죄로 변경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에게 이 정도 폭행과 가혹행위를 하면 아이가 잘못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피의자 부부에게 미필적고의가 있다고 보고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