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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만 해도 30만 넘었는데"...미국 신규 확진자 5만명대로 뚝

사망자도 두달 반만에 1,000명 아래로…백악관 고문 "감염자 감소가 착각 유발"

텍사스·오클라호마·미시시피주선 폭풍으로 백신 접종소 문 닫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넉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감염 확산세가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전염성이 더 강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서 퍼지고 있는 만큼 아직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고 계속 경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전역에 기록적인 추위와 겨울폭풍이 닥치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차질을 빚어지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국의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3,883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하루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달 2일의 30만282명과 견주면 거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또 지난해 10월 후 약 넉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라고 CNN은 16일 보도했다.

주별 상황을 봐도 비슷하다. 겨울철 대유행 때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캘리포니아주에서도 15일 신규 감염자가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5일에는 또 사망자 수도 989명에 그쳐 지난해 11월 29일(898명)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처음으로 1천명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입원 환자 수도 15일 6만5,455명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였던 지난달 6일(13만2,474명)의 절반 수준이 됐다. 이처럼 확산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연말 연휴철의 후유증으로 인한 환자 급등이 끝나고 마스크 착용 등이 강화된 데다 자연면역,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CNN은 풀이했다. 필라델피아아동병원 백신교육센터의 폴 아핏 소장은 "알기 힘들다. 하지만 한 가지 가능성은 집단면역의 첫 증거를 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고의 목소리도 있다.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15일 MSNBC에 나와 코로나19 감염자의 감소가 사람들이 착각하도록 유인하는 것일 수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많은 놀라움을 준비해놓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슬라빗 고문은 이런 놀라움 중의 하나로 변이 바이러스를 꼽았다. 그는 "만약 닥친다면 다음 감염자 급증의 물결은 B.1.1.7(영국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일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며 "그게 모든 사람이 더 주의해야만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미 전역을 덮친 한파와 겨울폭풍, 폭설로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의 경우 공중보건국 건물이 겨울폭풍으로 정전이 되면서 코로나19 백신 8,400개가 못 쓰게 될 상황에 놓이자 이를 재빨리 지역 병원과 대학, 교도소 등에 배포했다. 같은 주 댈러스카운티에서는 페어파크의 백신 접종소를 며칠간 문 닫기로 했고, 샌안토니오에서는 토요일까지 백신 예약을 받지 않기로 했다.

오클라호마주 보건국도 이번 주 내내 일부 백신 접종소의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잠정 폐쇄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주리주 역시 극한 기후 때문에 금요일까지 모든 대규모 백신 접종소의 행사를 취소했다고 마이크 파슨 주지사가 밝혔다.

또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날씨 때문에 백신 접종이 일부 지연될 것 같다고 말했고, 테네시주에서는 일부 카운티가 문을 닫으면서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접종도 취소됐다. 앨라배마·미시시피주 역시 겨울폭풍의 여파로 일부 백신 접종이 지연되거나 백신 접종소가 문을 닫았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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