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이끄는 앤트그룹의 상장을 갑자기 막은 배경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잠재적인 정적 견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관료와 전문가 등을 인용해 “당시 중국 정부의 조사에서 앤트그룹이 상장할 경우 시 주석에게 향후 도전할 수 있는 정치 인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앤트그룹 기업공개(IPO) 전에 진행된 조사에서 앤트그룹의 소유 구조에 시 주석에게 위협이 될 만한 가문과 연루된 인사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WSJ는 구체적으로 장쩌민 전 주석의 손자 장즈청과 장 전 주석의 측근인 자칭린 전 상무위원의 사위 리보탄 등을 거론했다.
장즈청이 공동 설립한 사모투자회사 보유캐피털은 여러 단계를 거쳐 베이징 징구안투자회사에 투자했는데 이 회사는 앤트그룹의 지분 1%가량을 보유해 상위 10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리보탄도 마찬가지로 여러 투자 관계를 통해 앤트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012년 집권한 뒤 장 전 주석 측 인사들을 척결하며 자신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해왔는데 이들이 다시 자본의 힘으로 부활하려 한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WSJ는 “앤트그룹 상장 중단에는 마윈의 공개 비판 외에 불투명하고 복잡한 지분 구조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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