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 대책 중 약 25만 가구에 달하는 신규 공공 택지에 대해 2분기까지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다. 2·4 대책과 이미 발표한 물량을 합산하면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만 가구의 주택이 오는 2025년까지 공급돼 집값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의 정부의 판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앞으로 2·4 공급 대책의 집행 속도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시장 혼란 방지를 위해 구획 획정 등 세부 사항을 철저히 준비하면서 1분기를 시작으로 2분기까지 신속히 후보지 발표를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관련 법안을 이번 주 중 국회에 제출하고 3월까지 개정을 추진해 6월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공공주택특별법·도시정비법·소규모정비법·도시재생법 등의 개정을 의원 입법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또 “도심 공공주택 복합 사업, 공공 직접 시행 정비 사업의 경우 법 시행과 함께 후보지 선정이 시작될 수 있도록 후보 지역에 대해 2월부터 2~3개월간 집중적으로 사업 관계자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대책 시행에도 속도를 낸다. 8·4 대책 신규 부지는 대부분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등 협의가 진척되고 있어 연내 지구 지정, 사업 승인 등 인허가 절차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릉골프장 부지는 올해 하반기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서울조달청 부지는 사업 절차를 임시청사를 먼저 이전한 뒤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서울 서부면허시험장 대체 부지 확보도 경찰청과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확정할 방침이다. 2·4 대책의 83만 6,000가구에 기존 발표 대책 중 수도권 127만 가구, 전세 대책 7만 5,000가구를 더하면 중복 물량 12만 7,000가구를 제외하고도 200만 가구 이상이 된다는 계산이다.
특히 홍 부총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경험도 있었던 만큼 이제 시장 참가자들이 보다 긴 시계에서 냉철하게 짚어보고 시장에 참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2·4 대책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대책 발표일 이후 사업 예정 구역 내 부동산 취득 시 우선공급권(입주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 과한 재산권 침해라는 비판에 대해 “현행 토지보상법 체계상 기존 소유자의 재산에 대한 보상은 현금 보상이 원칙이며 감정평가 후 실시하는 보상은 헌법상 정당 보상에 해당하므로 이를 재산권 침해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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