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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방어 최전선' 코·목, 따뜻하고 촉촉하게

[코로나시대 면역력 높이기]

겨울철 추운 날씨·건조한 실내 공기에

호흡기 점막 약해지면서 면역력 저하

미지근한 물·따뜻한 차 자주 마시고

제철과일·채소 가까이…단 음식 피해야


코를 포함한 호흡기 점막은 코로나19를 포함한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이 기도를 통해 폐 등 몸 속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싸우는 최전선 전쟁터다.

호흡기 점막을 따뜻하고 촉촉하게 관리하는 것은 면역력 유지에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날씨, 건조한 실내 공기로 인해 호흡기 점막이 차고 건조해져 바이러스 등과 싸울 힘이 떨어지기 쉽다.

따라서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게 좋다. 목에 좋은 배도라지차, 오미자차, 진피(귤껍질)차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싫어하면 꿀을 소량 넣어 마시게 한다.

반면 당분을 많이 섭취하면 피가 탁해지고 바이러스들의 먹거리도 늘어난다. 김정열 강남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피를 맑게 하려면 평소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고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이 아니라 시금치 같은 다소 씁쓸한 맛의 채소, 귤·사과 등 다소 신맛의 제철 과일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따뜻한 오미자차(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배도라지차(끓이기 전), 진피차는 호흡기 점막을 따뜻하고 촉촉하게 해줘 바이러스 등의 침입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하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면역력 향상·유지에 중요하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비타민C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채소,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버섯류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겨우내 운동과 담을 쌓거나 업무·진학 등으로 스트레스·과로가 누적됐다면, 코골이가 심해 낮에 졸린 편이라면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나물과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게 좋다.

체내 흡수가 잘 되는 활성비타민B군과 비타민C·D 등은 육체와 눈의 피로, 신경통, 근육통, 어깨 결림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성피로는 비타민B군이 체내에 부족해지면 나타난다. 티아민으로 불리는 비타민B1은 신경·근육 활동에 필수적으로 에너지 대사와 핵산 합성에 관여한다. 푸르설티아민과 벤포티아민 성분이 대표적이다. 푸르설티아민은 뇌 장벽을 통과해 뇌 신경에 티아민을 전달해줌으로써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수험생 등의 피로를 덜어준다. 벤포티아민은 다른 티아민 성분보다 생체이용률이 높고 빨리 흡수돼 육체적으로 피로하거나 운동을 즐기는 분들에게 필요하다.

코로나19 환자의 기도 상피에 빼곡히 들어찬 코로나19 바이러스(붉은색). 바이러스를 비롯한 이물질 중 일부는 기도에서 섬모와 점액(연녹색)에 걸려 배출된다. /출처=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Ehre Lab




체내 필수 미량 원소인 아연이 부족하면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결막염, 음식 알레르기, 두드러기 등 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 아연은 면역체계, 성장, DNA 생산, 상처 회복, 효소 활성, 감각 등에 관여하는 중요한 미량 원소로 육류, 굴·조개류,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 음식물을 통해 공급된다. 채식주의자, 임신했거나 수유 중인 여성, 크론병 환자 등은 아연결핍 위험이 있다. 우리나라 임산부의 76%가 아연 부족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규칙적으로 식사·운동·수면을 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과도한 음주·흡연·카페인 음료 섭취는 자제한다. 밤잠을 설쳤거나 과로를 했다면 낮에 잠깐 토막잠을 자는 게 도움이 된다. 사무실이나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맨손체조나 가벼운 산책도 틈틈이 해보자.

당뇨병 환자는 대표적인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 안으로 침입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가 증가해 있고, 감염되면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SD)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중국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약 4만4,700명을 분석해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체 사망률은 2.3%였으나 당뇨병 환자는 7.3%로 70대 연령층 사망률 8.0%와 비슷했다.



당뇨병 환자의 높은 사망률은 코로나19·감기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 등을 죽이는 NK(Natural Killer·자연살상) 세포의 활성도가 혈당이 정상인 사람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팀에 따르면 혈액 속 NK세포 활성도가 당뇨병 환자는 768로 정상 혈당군(2,435)이나 당뇨 전단계군(2,396)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안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 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질환들이 동반되기 쉽다”며 “환자의 면역력을 높인다면 당뇨병 합병증과 이에 따른 사망률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이 고혈압·당뇨병·콩팥병 등 기저질환(지병)을 앓고 있었다며 당뇨병 환자라면 ▷꾸준한 당뇨 약 복용 및 인슐린 투여 ▷하루 2회 이상 자가혈당측정(아침 기상 후 1회, 식후 2시간 내 1회 이상) ▷규칙적 식사와 고른 영양소(신선 채소는 충분히, 단백질은 적당량) 섭취 ▷면역력 유지를 위해 집에서라도 매일 유산소운동(하루 30분 이상)과 주 2회 이상 근육운동을 권고했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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