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방송을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라 시민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며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TBS 라디오 '뉴스공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발언을 두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언론 자유의 침해"라고 날을 세운 것과 관련,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기자경력 20년인데 한심한 언론관을 가졌다"며 박 전 장관을 정조준했다.
오 전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 경력 20년 박영선 후보의 참으로 한심한 언론관'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박 후보는 '교통방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듣지 않고 개편해야겠지만 시민들이 호응해 주는 상황에서는 조 후보의 지적이 조금은 독선적'이라고 말했다"면서 "그 발언대로라면 청취율이 높으면 편파방송을 하고 여론을 왜곡해도 문제가 안된단 말이냐"고 박 전 장관을 쏘아붙였다.
오 전 시장은 또한 "청소년에게 해로운 선정적인 내용을 방송해도, 불륜을 다룬 '막장드라마'라도 시청률만 높으만 그만이라는 건가"라면서 "20년 넘게 지상파 방송에서 기자 생활을 한 언론인 출신 박영선의 언론관으로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심하다"고 거듭 박 전 장관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오 전 시장은 "언론인 출신 박 후보의 눈에는 청취율만 보이고, 400억에 가까운 서울시민 세금이 지원된 수도권 공영방송의 낮은 중립성과 편파성은 보이지 않느냐"고도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오 전 시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친문 인사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로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라며 "가짜뉴스의 진원지에 단 한마디도 못하고 오히려 옹호하는 서울시장 후보라면, 박 후보의 말처럼 '원조친문'임이 분명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앞서 박 전 장관은 지난 16일 전파를 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방송이라는 건 시청률로 시민들의 호응도를 말하는 건데 교통방송 청취율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만큼 시민들의 호응도가 있다는 것"이라고 조 구청장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박 전 장관은 "만약 교통방송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시민들이 듣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개편을 해야겠지만 지금은 청취율이 높고 시민들이 호응을 해주는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독선적"이라고도 했다.
박 전 장관은 이어 "tbs는 이미 허가된 지상파 라디오 방송이다. 그것을 시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한 방송을 시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발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 구청장은 지난 1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진행을 맡고 있는 김어준씨에게 "지금 제 공약 중에 교통방송을 정권의 나팔수가 아닌 시민의 나팔수로 하겠다는 공약이 있다"며 "(방송의) 균형추를 좀 잡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구청장은 "교통방송에 진중권 교수, 서민 교수, 서정욱 변호사 같은 분들이 출연해야 한다"면서 "김어준씨와 생각이 같은 분들만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출연해서 청취자들이 공정한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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