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요시로(84)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여성 멸시 발언으로 사임한 가운데 후임 인선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하시모토 세이코(57)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부적절한 과거 행동이 논란을 낳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조직위 회장 후보를 선정하는 검토위원회는 하시모토 담당상을 단일 후보로 추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이날 예정된 조직위 이사회를 거쳐 하시모토가 새 회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1,500ｍ 3위를 기록해 일본 여성으로서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딴 인물이다. 그는 또 하계올림픽 사이클 종목으로 3차례 출전했다. 하시모토는 1995년 참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됐고 현재 5선이며 2019년 9월부터 올림픽 담당 장관으로 활동 중이다.
올림픽 관련 경험은 풍부하지만, 과거 행동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시모토가 2014년 피겨스케이트 다카하시 다이스케(35) 선수에게 무리하게 키스했다고 일본 주간지가 보도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일본 스케이트연맹 회장이었으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링크 법률사무소 소장인 기토 마사키 변호사는 하시모토에 관해 "성희롱 문제가 있어 젠더 문제를 일으킨 모리의 후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트위터로 지적했다.
트위터에는 하시모토가 다카하시로 추정되는 인물을 끌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다수 게시됐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17일 발매된 최신호에서 "하시모토 씨의 성추행은 다카하시 한 건이 아니다"며 “피해자 중 한 명인 전직 여성 의원이 하시모토는 술에 취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입을 맞추는 버릇이 있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조직위의 인선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조직위는 후보를 하시모토 1명으로 좁혔다는 보도에 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인선에 관한 브리핑이나 회견도 없이 후보자 검토를 위한 두 번째 회의가 17일 열렸고, 18일에 세 번째 회의가 열린다는 내용만 기재된 자료를 배포했을 뿐이다. 앞서 모리는 사직하기 전 자신의 측근인 가와부치 사부로(만 85) 전 일본축구협회장을 후임으로 내정하려다 밀실 인사라는 반발에 직면해 포기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