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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백신 효과 논란에 미뤄진 요양병원 고령층, 어떤 백신 맞나?

"이르면 4월 접종…'냉동백신' 화이자 방문접종 방식도 고려"

전문가 "4월 접종 어려울 수 있어…2분기 내에는 가능할 듯"

26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접종이 미뤄진 요양병원·요양시설 내 65세 이상 고령의 입원·입소자들이 언제, 어떤 백신을 맞게될 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시작되면서 요양병원·요양시설 내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언제, 어떤 백신을 맞게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애초 최우선 순위 접종 대상이었으나 국내에 가장 먼저 공급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고령층 대상 임상자료 부족으로 '접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일단 2분기로 접종 시점이 미뤄진 상태다.

정부는 3월 말 아스트라제네카 측에서 고령층 임상자료가 추가로 공개되면 이를 검토해 접종 여부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최종 판단이 여러 요인으로 인해 늦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이르면 4월부터 화이자·모더나를 포함한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중이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달리 화이자·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유통·보관 과정에서 초저온 냉동시설이 필요해 고령층에 대한 접종이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백신 물량 등을 고려하면 4월 접종은 어려울 수 있다고 보았다. 정부는 현재까지 총 7,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지만, 3월까지 공급받을 수 있는 물량이 충분하지 않고 향후 백신 수급 과정의 불확실성도 커 아직은 1분기 단기 계획만 내놓은 상태다.

◇ 당국 "이르면 4월 접종…요양병원서 '당일 해동, 당일 접종' 방식 고려"

1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전국의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5,873곳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 총 27만2,131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당초 1분기에 연령 구분 없이 요양시설·병원의 입원·입소자, 종사자 전체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만 65세 이상 접종 시기는 일단 2분기로 늦춘 상태다. 고령층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신중히 결정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고를 고려한 결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령층 접종 시기와 관련한 질의에 "빠르면 4월"이라며 "늦어도 2분기 안에는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미 미국 임상 결과에 따라 18세 이상에 대해 사용이 허가된 제품이며 언제든 접종이 가능하지만, 고령층에 대해서는 접종 권고를 그렇게(신중 결정) 한 것"이라며 "영국에서 백신 효과에 대한 평가 데이터가 나오면 그것도 참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은 이어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안을 가지고 전문가 검토를 거칠 것"이라며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을 다 포함해서 (살피고)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거동이 힘든 요양시설 환자를 고려해 직접 찾아가는 '방문 접종' 형식은 유지한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요양병원, 요양시설의 65세 이상 입원·입소자들은 주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예방접종센터까지 나와서 내원 접종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면 3월 이후에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얀센 백신과 같은 다른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도 전날 국회 답변에서 "일단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에 대해서는 백신을 갖고 현장 병원이나 시설에 가서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화이자 백신이) 냉동 백신이긴 하지만, 냉장 상태로 5일 이내에 접종할 수 있어서 당일 해동해서 당일 접종하는 플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 중인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연합뉴스


◇ 전문가 "접종 연기로 고령층 '우선보호' 어려워져"…정부, 백신 유통 모의훈련

전문가들은 2분기 중에는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4월에 바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3개월의 텀이 있는 2분기 내에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다만 4월에 바로 접종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가능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의 '종료 시점'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특정 연령을 먼저 접종해서 그 연령층을 보호한다는 백신의 목적으로 보면 해당 연령층(고령층)에 대한 보호는 어려워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화이자·모더나 백신 '방문 접종'에 대해서는 "방문 접종이라고 하더라도 초저온에서 꺼내서 바로 쓰는 것이 아니라 상온에서 몇 시간 동안 보관할 수 있어 접종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을 앞두고 19일 질병관리청(유통관리팀)과 국방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지역 접종기관, 유통회사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통합 모의훈련을 실시해 백신 운송 과정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경북 안동에 위치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국내 제조소부터 각 지역 보건소 등 접종기관까지 백신 운송 전 과정을 점검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오는 24일부터 안동 공장에서 출하돼 통합물류센터로 배송된 후 다음날인 25일 요양병원과 시설 등 접종기관에서 필요한 분량만큼 소분하는 방식으로 유통된다. 본격적인 접종은 26일부터 시작된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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