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괴물 같은 두 남자가 나타난다. 두 남자는 '과연 괴물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에 대해 끊임없지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다면성을 파헤친다. 쫄깃한 미스터리와 강렬한 서스펜스로 점철된 심리 추적 스릴러가 탄생한다.
18일 오후 JTBC '괴물'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심나연 감독과 배우 신하균 여진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괴물'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만양 파출소 경사 이동식(신하균)와 비밀을 안고 만양에 내려온 엘리트 형사 한주원(여진구)의 위험한 공조를 담은 작품. 탄탄대로를 걷던 한주원의 전임과 함께, 20년 전 이동식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희대의 연쇄 살인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며 두 사람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쓸린다.
'괴물'은 인간의 심리를 심도 있게 파헤치는 스릴러다. 심나연 감독은 "스릴러 장르지만 드라마적 서사를 갖추고 있어 보는 분들이 크게 취향을 타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다. 두 분의 연기를 보는 맛이 분명하게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스릴러가 요즘 굉장히 많아서 시청자들이 기준과 안목이 높아졌을 것 같은데, 차별화된 부분은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한국적 정서가 많이 녹아있다"며 "레트로한 감성이 있어서 그리워했던 그림들도 있고, 그 안에서 두 배우가 채워주는 캐릭터 플레이가 합쳐지면서 독특한 톤의 장르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괴물'은 '열여덟의 순간', '한여름의 추억'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심나연 감독과 '매드독' 등에서 짜임새 있는 필력으로 호평받은 김수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심 감독은 "연출자로서 부각시키고 싶은 점은 이 안에 나온 모든 사람들이 괴물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인간의 의기심, 작은 실수와 은폐가 합해쳐 인간이 괴물같이 보여진다. 그런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캐릭터들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하균이 연기하는 이동식은 만양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통한다. 간혹 독하게 보일지라도 직업 정신이 투철한 것으로 보이는 정도다. 신하균은 이동식에 대해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된 사람이다"라며 "강해 보이지만 그렇게 강하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인생의 방향이 정해진 사람이다 목표를 향해 무모하게 달려가는 용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겉으로 보여지는 강함과 내면의 아픔을 표현하려고 했다. 한주원을 만나게 되면서 진실을 어떻게 파헤쳐 나가고, 한주원을 어떻게 대할지 연구하면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여진구가 맡은 한주원은 집안 대대로 경찰에 몸담은 성골 출힌 경위로, 서울청 외사과를 거쳐 갑자기 만양 파출소로 온 인물이다. 깔끔하게 잘 관리한 외모와 몸치장은 의외의 모습이다. 결벽증도 있다. 그만큼 주위의 질투도 많이 받지만, 그런 미움에 쉽게 지지 않는다. 여진구는 "한주원은 괴물이 되지 않으려고 하는 인물이다"라며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지 않고 본인의 고집이 있다. 확고한 경찰로서의 의무감과 책임감도 있다"고 이동식과 대립되는 성격을 이야기했다. 그는 "한주원의 초반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후반까지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을 대할 때 태도와 말투, 표정 등을 연구했다"며 "평소의 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고 귀띔했다.
심 감독은 '연기 괴물'이라고 불리는 신하균, 여진구를 캐스팅한 것에 크게 만족해했다. 그는 "'캐스팅했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 같고, 내가 제안을 했을 때 '나를 캐스팅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이 작품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배우였다. '내가 원하는 배우가 꼭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내가 원하는 만큼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하균은 내가 팬이어서 이렇게 같이 일하게 될 날이 빨리 올 줄 몰라서 복받았다고 생각했다. 여진구는 많은 분들이 다 좋아하고 같이 일한 감독들이 정말 칭찬하더라"라며 "작가들과도 의견이 일치돼 두 사람의 캐스팅을 기다렸는데 같이 촬영하게 돼 기뻤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신하균의 20대 시절은 '18어게인' '스위트홈'의 배우 이도현이 연기한다. 심 감독은 "이동식의 어린 시절이 조금 나온데 중요한 역할이다. 그래서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감정적으로 이동식에게 전해지는 것이 큰 역할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버리면 위험할 수 있는 부분이라 이도현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신하균은 2019년 종영한 '나쁜 형사'에 이어 다시 형사로 돌아왔다. 그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좋았다. 매회 궁금하게 만드는 대본이었다"며 "이동식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진구는 '호텔 델루나'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의 복귀작으로 '괴물'을 선택했다.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집념을 가진 한주원을 단단하게 그린다. 그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대본의 틴탄함과 스릴러에 대한 호기심에 선택하게 됐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한주원은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이려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빨리 대본을 보고 싶은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괴물'의 관전 포인트는 주제만큼이나 심오하다. 심 감독은 "인간의 이기심을 키워드로 봐달라. '인간이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진구는 "복선을 많이 둔 드라마"라며 "한회 한회가 매주 새로운 복선을 풀어나간다. 또 새로운 것들이 계속 생겨나서 모든 회를 놓치기 아까울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신하균은 "한 단어로 표현하면 거울"이라며 "놓치고 있는 것, 돌아보지 못한 것들과 누구나 괴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켜야 할 것을 돌이켜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셜명했다.
심 감독은 특별히 첫 방송 시청을 당부했다. 그는 "1회를 보면 어떤 스릴러인지 알 수 있을 거다. 1회에 톤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괴물만의 톤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생겼으면 좋겠다. 시청자들의 평가를 겸허히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여진구는 "괴물이 9월부터 촬영을 시작해서 아직까지 촬영하고 있는데, 이렇게 보여드리는 날이 왔다. 열심히 땀 흘리면서 촬영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입소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심장 쫄깃한 심리 추적 스릴러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은 19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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