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의 일상을 바꿨다는 말이 이제 지겨울 지경에 이르렀다. 팬데믹의 장기화로 바이러스, 항체, PCR, 진단키트와 같은 생소했던 단어들이 어느새 익숙해진 코로나 시대, K바이오는 위기 속 기회를 맞고 있다.
정보기술(IT)이나 반도체 등 산업 부문과 K팝 등 문화 상품에 이어 국내 바이오, 의료 산업은 이제 세계적인 수준에 접근해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K방역의 선봉인 진단키트 생산 업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장 많은 수의 제품을 내놓아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주식시장도 높아진 K바이오의 위상을 반영하듯 바이오 종목에 대한 매매 열기가 뜨겁다. 신간 ‘K바이오 트렌드 2021’은 평소 바이오 분야에 대해 알고 싶어도 생소한 용어 때문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일반인들을 위해 경제신문의 일선 취재 기자들이 백신과 치료제 상황을 비롯해 다양한 바이오 관련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바이오 산업의 트렌드를 막힘없이 풀어낼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조목조목 정리했다.
혹자는 바이오 산업에 거품이 잔뜩 꼈다고 한다. 현재의 바이오 주식 열풍은 코로나19로 인한 혼란과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이 맞물려 형성된 ‘버블’이라는 것이다. 일부 바이오 기업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임상 시험 결과가 좋을 것처럼 발표해 개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으고 주요 경영진들은 주가가 오른 주식을 처분하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 속에서도 국내 바이오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메이저 제약 회사 뿐만 아니라 바이오 벤처들도 꾸준히 신약 후보 물질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고 있으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10 제약사와 맞설 정도로 성장했다.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신약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정부는 2019년 바이오헬스산업을 반도체 등과 함께 3대 성장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제시했고,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속 K진단키트 열풍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책은 바이오시밀러, 항암제, 뇌질환, 만성질환, 줄기세포 치료제 등 분야별로 국내외의 치열한 경쟁과 개발 현황을 생생하게 설명한다. 최신 국내 제약바이오 사건 파일과 해외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사례도 풍부하게 제공한다. 1만8,000원.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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