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청와대에 이틀 간의 휴가원을 제출했다.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 패싱 논란’으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신 수석이 문 대통령의 거듭된 만류에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이 오늘 아침 출근해서 이틀 동안 휴가원을 냈고 처리됐다”면서 “이틀 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에 월요일에 출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숙고하시고 본래 모습으로 복귀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31일 임명된 신 수석은 최근 문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사의를 밝혔다. 청와대가 밝힌 표면적 이유는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를 둘러싼 법무부와의 갈등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부임한 신 수석은 지난 7일 발표된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에서 검찰의 입장을 관철시키려 했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밀어붙인 인사안이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검찰과 법무부 사이에 견해가 달랐다. 민정수석은 중재하려고 한 것 같고 그게(인사가) 진행되는 중에 발표가 돼 버리고 민정수석께서 사의를 내신 게 아닌가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인사 과정에서 박탈감을 느낀 신 수석이 사의를 표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일 법무부의 인사 발표를 보면, 검찰 측의 교체 희망 대상으로 꼽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고 ‘추미애 라인’에 속하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신 수석의 사의 의지는 완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 수석의) 거취 문제는 변화 없는 상태”라며 “사의 표명은 유지 하고 계시다”라고 전했었다. 그러나 이날 신 수석이 이틀 간의 휴가원을 제출하면서 그가 주말 동안 체면을 차릴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갖고 돌아오는 22일 사의를 거둬들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