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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제야 네타냐후와 통화…美 중동 정책 바뀌나

우방 불구 이례적으로 통화 늦어

이란 핵합의 등서 갈등 심화 관측

사우디와 관계도 재편될 가능성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약 한 달 만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를 했다. 다른 주요국 정상들과 비교할 때 늦게 이뤄진 이번 통화를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보도 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안보에 관해 변함없는 약속을 재확인하고 강력한 안보 협력을 포함해 양국의 모든 측면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좋은 대화였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우호적이고 훈훈하게" 대화했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을 재확인하고 이란 관련 이슈와 지역 외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코로나19)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적었다. 총리실 측은 평화협정 진전과 이란의 위협, 역내 도전 과제를 논의하고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외부적으로는 훈훈한 분위기를 강조했지만 양국의 속내는 복잡하다. 취임 직후 전 세계 정상과 통화한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의 우방으로 분류되는 이스라엘 총리와는 통화하지 않은 데 대해 의문이 이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CNN은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 누렸던 특권을 더 이상 갖지 못할 것임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백악관이) 네타냐후에게 전화를 기다리게 한 것은 일종의 보복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큰 이슈는 이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을 천명한 상황이다. 앞서 이란은 오는 21일까지 서방이 핵 합의에 복귀하지 않으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추가 의정서 이행을 중단하는 등 핵 사찰을 대폭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 화상회의에서 이란 핵 합의 복귀를 포함한 보다 구체적인 외교정책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이 합의에 반대하는 만큼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처럼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과 이란 외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조정할 의향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의 카운터파트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상대는 살만 국왕이지 실권자로 통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8년 10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은 인물로 트럼프 행정부와는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정비'하고 살만 국왕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사우디의 통치자인 왕세자와의 관계가 격하됨을 예고하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란 핵 합의에 서명한 미국과 유럽 3개국 외무장관은 존립 위기에 처한 합의를 복원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주최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18일 장이브 르드리앙 외무장관 주최로 미국·영국·독일 외무장관이 화상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의 길이 남아 있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유럽 외무장관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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