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1·3 대선 당시 자신이 “크게 이겼다고 본다”며 여전히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17일(현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대선 이후) 일어난 일은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결과를 두고 “이 나라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며 “사람들이 몹시 화가 났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상황에서도 선거 조작을 주장하며 자신의 승리를 고집한 것이다.
최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공화당 지도부를 향한 비난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일이 민주당에서 일어났다면 사방에서 폭동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코널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지만 전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에 실질적이고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고 작심 비판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민간인 최고 영예인 자유 메달을 수여한 보수 대표 논객 러시 림보를 추모하기 위해 이뤄졌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기회에 11·3 대선과 매코널 의원을 언급하며 공화당 및 보수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코널 의원을 공개 비판하고 친(親)트럼프 공화당 의원을 공개 지지하는 등 당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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