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성 탐사 로버(이동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 착륙에 성공해 생명체 흔적을 찾는 임무에 착수했다.
18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에 안착했다.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7월 30일 발사된 뒤 4억 7,100만 ㎞를 비행해 화성에 도달했다. 나사는 퍼서비어런스가 엷은 오렌지색의 화성 대기를 통과해 가장 위험한 임무 구간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전했다.
화성 대기권 진입, 하강, 착륙(EDL) 과정은 퍼서비어런스의 비행 중 가장 까다롭고 위험도가 높아 ‘공포의 7분’으로 불린다. 화성과 지구 간 거리가 멀어 퍼서비어런스가 나사 관제소로 보낸 화성 안착 신호는 착륙한 뒤 11분 30초가 지나 지구에 도달했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에 존재했을지도 모를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지구로 가져올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퍼서비어런스가 착륙한 예제로 크레이터는 30억∼40억 년 전 강물이 흘러들던 삼각주로 추정돼 유기 분자와 기타 미생물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유기물을 찾아내고 암석과 토양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가 탑재된 퍼서비어런스는 토양·암석 샘플 등을 채취해 수십 개 티타늄 튜브에 담아 화성의 약속된 장소에 보관한다.
이 샘플들은 추후 발사될 또 다른 로버에 의해 수거돼 다른 우주선에 전달된 후 오는 2031년 지구로 보내지게 된다. 지구에서 고성능 현미경 등의 장비로 샘플을 분석해 생명체 존재 여부를 연구하게 된다. 퍼서비어런스는 이와 함께 화성 유인 탐사를 준비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티브 유지크 나사 국장 대행은 “이번 착륙은 세계 우주탐사와 미국·NASA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고 실험 책임자인 켄 윌리포드는 “이번 탐사를 통해 생명체가 실제 화성에 살았는지를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방송을 통해 착륙 과정을 지켜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번 작전에 참여한 모두에게 축하를 보낸다”면서 “미국의 창의력과 과학 능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언급했다.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