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기완 통일연구소장의 영결식이 1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엄수됐다. 민중 운동의 ‘큰 어른’으로 불리던 고인은 향년 89세로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된다. 다만 이날 영결식에 수 백 명의 조문객들이 몰리면서 100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고인의 장례위원회 측에 분향소 설치 등에 따른 변상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19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제에는 고인의 마지막을 추모하기 위한 조문객 수 백명이 참석했다. 서울 시청 앞 광장까지 운구 행렬에도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며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된 운구행렬은 대학로 → 이화사거리→ 종로 5가→ 종각역 사거리 → 세종로 사거리 → 서울광장으로 이어졌다. 행렬은 위패와 영정, 운구차와 검은 두루마기 차림의 백 소장을 형상화한 대형 한지 인형 등을 필두로 시민들이 길게 뒤따랐다.
영결식은 오전 11시 30분 께 서울광장에서 엄수됐다. 서울광장에는 고인의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리 모인 300여 명이 운구 행렬을 마중나왔고, 이에 추모객은 1,000명 가까이로 늘어났다. 김소연 장례위 상임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에서는 고인이 만든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이후 문정현 신부,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명진 스님 등의 조사가 이어졌다. 경북 안동에서 왔다는 한 시민도 “백 선생님은 제게 거리의 선생님이셨다”고 회고했다.
하관식은 이날 오후 4시께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진행됐다. 장례위에는 노동·통일·종교·시민사회·학술 등 인사와 시민 6,104명과 562개 단체가 참여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는 ‘100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영결식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 장례위의 서울광장 점유 면적을 계산해 다음 주 께 변상액을 부과할 방침이다.
/방진혁 기자 bready@sedaily.com, 김성원 기자 melody12147@sedaily.com,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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