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슈카시상 수상자가 푸슈카시 경기장에서 골을 넣으면 좋겠다.”
경기 전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의 바람에 손흥민(29·토트넘)의 골 감각이 제대로 응답했다. 손흥민은 19일(한국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베르거와의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13분 선제 골을 터뜨려 4 대 1 승리에 앞장섰다.
시즌 18호 골이자 31번째 공격 포인트(골+도움)다. 지난 시즌의 30개를 넘어 개인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을 세운 것이다. 손흥민은 또 토트넘 입단 후 UEFA 클럽대항전 본선 20골(챔피언스리그 14골·유로파리그 6골)을 채웠다. 통계 전문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UEFA 대회에서 20골 이상을 기록한 토트넘 선수는 해리 케인, 마틴 치버스, 저메인 디포 다음으로 손흥민이 네 번째다.
지난해 12월 그해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을 받은 손흥민에게는 헝가리 축구 영웅 페렌츠 푸슈카시의 이름을 딴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작성한 이 기록이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경기는 당초 오스트리아의 볼프스베르거 홈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중립 지역인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옮겨졌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이 경기장에서 승리해 특별한 기분”이라며 “개러스 베일과 경기 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주포 케인의 결장 속에 최전방에 나선 손흥민은 베일의 크로스 때 몸을 날려 머리로 해결했다.
손흥민을 전반만 뛰게 하고 교체해준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은 웨스트브로미치전 90분, 에버턴전 120분, 맨체스터 시티전 90분을 뛰었다. 오늘 경기에서 조금이라도 팀을 도와 달라고 했는데 잘 해냈다”고 칭찬했다.
베일과 루카스 모라의 추가 골로 전반에만 3 대 0을 만든 토트넘은 후반 들어 페널티킥을 내줬으나 손흥민 대신 들어간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의 쐐기 골로 16강에 더 가까이 갔다. 체력을 아낀 손흥민은 오는 21일 오후 9시 30분 웨스트햄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시즌 19호 골을 노린다. 손흥민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은 2016~2017시즌의 21골이다. 웨스트햄은 손흥민이 지금까지 11경기의 맞대결에서 총 5골 7도움을 몰아쳤던 팀이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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