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와의 전쟁으로 화제를 모았던 일명 ‘게임스톱 사태’에 대한 미 하원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로빈후드가 집중 추궁을 당했다.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제한 결정에 대해 사과했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이날 게임스톱 사태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테네브 CEO 등 관련된 인물들을 불러 화상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화제의 인물은 테네브 CEO였다. 뉴욕타임스(NYT)는 금융을 민주화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해 성공한 로빈후드가 고객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게 했으며 그로 인해 수익을 거뒀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1월의 전례 없는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일은 용납될 수 없다”며 사과했다. 앞서 로빈후드는 공매도 비율이 140%에 달했던 게임스톱 등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에 대한 매수를 중단한 데 이어 매수 주식 수까지 제한했다. 회사 측은 주가 폭등에 따른 증거금 상향 부담으로 인한 결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 등에서는 로빈후드가 공매도를 주로 하는 헤지펀드들의 손해를 막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당 소속의 앤서니 곤살레스 의원은 “비즈니스 모델에 취약성이 분명히 노출됐다”고 말했다.
테네브 CEO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헤지펀드에 응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매일 우리의 플랫폼을 이용해 투자하는 수백만 명의 소규모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헤지펀드인 시타델과 로빈후드 간에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의 이매뉴얼 클레버 의원은 로빈후드를 이용해 투자했다가 거액을 잃은 것으로 착각해 극단적 선택을 한 앨릭스 컨스 사건을 언급했다. 컨스는 지난해 6월 로빈후드 애플리케이션으로 풋옵션 거래를 했다가 73만 달러의 마이너스 잔액이 찍힌 것을 발견했다. 풋옵션을 행사하면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그는 로빈후드 고객센터 접촉에 번번이 실패하자 결국 목숨을 끊었다. 클레버 의원은 로빈후드가 위험한 거래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복권 긁기와 같은 게임을 하는 것처럼 만드는 디지털 기능을 이용해 거래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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