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는 운전자에게 실내 내비게이션이 유능한 안내자가 될 수 있어요. 빠르게 주차면까지 유도하는 기술로 ‘실내 내비’ 시장을 선도하겠습니다.”
차량 내비게이션 스타트업 베스텔라랩의 정상수(41·사진) 대표는 2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닿지 않는 지하 주차장에서도 실내 내비게이션으로 손쉽게 주차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통 차량이 건물 내로 들어가면 GPS의 인공위성 신호가 멈춰 차량 내비도 작동하지 않는다. 이때부터 실내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베스텔라랩은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 ‘워치마일’을 개발해 지난해 말 서울 천호역 공영 주차장에 구축,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워치마일은 주차장에 설치된 기존 폐쇄회로TV(CCTV)의 영상을 판독하는 인공지능(AI)과 주차장 곳곳에 심어 놓고 블루투스로 운전자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측위 센서를 이용해 주차면까지 안내한다. 통로에 있는 CCTV 한 대에 찍힌 영상으로도 AI가 좌우 주차 12면을 한꺼번에 인식한다.
정 대표는 “AI 카운팅(집계)기술로 빈 주차면 인식률이 99%에 달한다”며 “보통 대형 마트, 병원 등의 주차장 천장에 달려 초음파 센서로 작동하는 ‘녹색 유도등’이 운전자의 눈에 잘 띄지 않고 인식률도 70~80%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면 된다. 카카오내비 같은 차량 내비 앱이 종료되고 해당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워치마일이 자동 실행해 안내한다. 현재 천호역 주차장과 경기 일산 킨텍스 주차장에 구축한 베스텔라랩은 20여 군데 기업에도 임직원 전용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그는 “앱 사용 후 평균 15분 걸리던 주차 시간이 3분 정도로 줄었다”며 “서울시 공영 주차장 중 가장 큰 천호역 주차장(1,600여 주차면)의 경우 차량 위치 저장 기능 덕에 주차한 곳을 못 찾는 운전자 민원도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KAIST에서 무선네트워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정 대표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서 2년 동안 미래 인터넷을 연구하고 KT에서도 클라우드 전략 기획을 담당했다. 3년 여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모빌리티 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을 세운 그는 미래 자율주행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2018년 베스텔라랩도 창업했다. 국내외 등록·출원 특허 20여 건을 보유한 베스텔라랩은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가 꼽은 국내 유망 기술 스타트업 5개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주차장 외에 실내 내비 기술이 스마트 팩토리의 공정 설비나 배달 로봇, 선박 내 위치 안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국내 주차장 100군데 구축을 목표로 잡은 그는 “미래에 자율주행차가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차장을 찾아 무인 주차할 수 있는 기반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차량 주행 환경에 최적화된 상용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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