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자화자찬이 도를 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국민·기업·정부의 단합된 힘으로 최악의 위기를 선방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는 “수출 호조 등 국가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도 했다.
최악의 경제 성적표가 쏟아지는데도 ‘역대 최고 성과’ 운운하며 공치사를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8만 2,000명 줄었다. 외환 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실업자는 157만 명에 달해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웠지만 최저임금 급속 인상 등 정책 잘못으로 ‘고용 쇼크’를 맞게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을 외쳤으나 소득 불균형은 더욱 심화됐다. 소득분배 지표로 활용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분기 4.72배로 1년 전(4.64배)보다 높아졌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원 효과를 제외하면 소득 양극화는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장담했고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수차례 집값·전셋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으나 ‘24전 24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전국 집값은 8.35% 올라 14년 만에, 전국 전셋값도 6.54% 상승해 9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 호조세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 선방 등의 착시 효과를 걷어내면 ‘껍데기 성장’에 불과할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국민들의 실제 살림살이는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정부와 여당은 통계를 왜곡하면서 자찬하는 한편 장밋빛 낙관론까지 제시하고 있다. 정부의 무능도 문제이지만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큰소리치면서 상식을 허무는 행태는 국정을 농단하는 죄악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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