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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기억으로…잘 지내보겠습니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라스트 레터'

1999년 개봉 '러브레터'와 절묘하게 닮은 영화

日 대표 배우 대거 참여…이와이 슌지 세계 완성

영화 라스트 레터 스틸컷./스튜디오산타클로스




잘 지내느냐고 아무리 외쳐도 돌아오는 건 메아리 뿐이다. 하지만 그 허공의 울림마저 소중하다. 사무치도록 보고 싶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높은 하늘 위 어딘가에서 보내는 답신 같기 때문이다.

하얀 눈이 내리면 생각나는 첫사랑 영화 ‘러브레터(1995년 작, 국내 개봉 1999년)’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오는 24일 또 한 편의 첫사랑 영화를 한국 팬들에게 선보인다. ‘러브 레터’의 환생 같은 영화 ‘라스트 레터’다.

영화 제목처럼 이와이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순수했던 시절, 사랑에 대한 기억을 편지를 통해 풀어나간다. 이미 40대가 되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 미사키를 잊지 못하는 소설가 쿄시로. 그는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미사키의 동생 유리를 만나고, 서로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쿄시로는 유리와 편지를 주고 받던 중 미사키의 옛 집으로도 편지를 보내는데, 그가 보낸 편지는 미사키의 딸 아유미의 손에 닿는다. 이 과정에서 정성껏 손으로 써 내려간 각자의 편지는 등장인물이 미사코에 대한 저마다의 기억을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영화 라스트 레터 스틸컷./스튜디오산타클로스




영화는 ‘이와이 슌지 세계’ 그 자체다. 등장 인물들의 관계도, 장소도, 사연도 모두 다르지만 묘하게 ‘러브 레터’의 쌍둥이 작품처럼 느껴진다. 고등학교, 도서관, 책, 편지, 우편함 등 아날로그적 요소들이 영화 속 곳곳에서 주요 역할을 한다.

제작진과 출연진도 화려하다. 마쓰 다카코, 히로세 스즈, 모리 나나, 후쿠야마 마사하루, 가미키 류노스케 등 일본 영화계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러브레터의 두 주연 배우인 나카야마 미호와 도요카와 에쓰시의 깜짝 출연도 관객의 시선을 잡는다. 제작은 ‘너의 이름은’의 가와무라 겐키가 맡았다.

이와이 감독은 영화 개봉에 앞서 지난 17일 한국 기자들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서 “러브레터에서는 주인공이 워드프로세서로 편지를 보내는데, 이번 영화에선 정말로 손으로 쓴 편지를 영화화 했다”며 “우연이긴 하지만 제 인생에서 편지가 큰 의미를 갖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러닝타임 120분.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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