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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사회
비트코인 작심 비판하면서···'디지털 달러' 띄우는 옐런

"더 빠르고 안전한 간편결제 필요

중앙銀서 살펴보는게 이치 맞아"

전문가 "디지털 통화 연구 임박"

"비트코인 거래수단으로 부적절"

과열양상에 당국 개입 가능성도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경제 수장이 디지털 달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를 내보내면서 미국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CBDC)’ 도입 연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그 위험성을 지적하는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미국이 향후 ‘디지털 거래 수단’을 제도권의 관리 아래 두기로 방향을 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통화는 중앙은행이 살펴보는 게 이치에 맞는다”고 말한 데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디지털 통화 실행 가능성 연구를 지원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옐런으로부터 나왔다”고 평가했다.

옐런이 말한 디지털 통화는 암호화폐와는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다. ‘디지털 버전의 달러’라는 해석도 나온다. 옐런이 디지털 달러에 긍정적인 이유는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너무 많은 미국인이 간편 결제 시스템과 은행 계좌에 대한 접근(access)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CBDC로서의 디지털 달러가 이 문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달러는) 더 빠르고, 안전하고, 더 저렴한 지불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이는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옐런은 디지털 달러가 금융 부문에서의 사회 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달러의 디지털 버전은 미국 저소득 가정의 금융 부문 통합에 놓여 있는 장애물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신용카드 등 다른 결제 방법에 비해 디지털 달러가 훨씬 접근성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통화를 둘러싼 미중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인다. 중국은 CB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로 디지털 위안화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기회와 위험 양면을 모두 평가하기 위해 그간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옐런의 지지 발언이 디지털 통화에 대한 미국 당국의 방향성과 속도에 시사점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산하 지오이코노믹스센터의 조시 립스키 디렉터는 “재무부가 중앙은행의 디지털 통화 연구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미로 옐런 장관 발언을 받아들였다”면서 “미 재무장관이 이 정도 수준의 디지털 화폐 지지 발언을 한 것을 본 적은 없다”고 평가했다.



옐런은 이날 CBDC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인식을 나타낸 것과는 달리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먼저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포문을 열었다. 테슬라가 향후 차 값을 비트코인으로도 받겠다고 한 뒤 거래 수단으로의 쓰임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다.

옐런 장관은 한발 더 나가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걱정된다"면서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그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복잡한 연산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 소모량은 뉴질랜드 전체의 연간 소모량과 비슷하다고 CNBC는 전했다.

옐런 장관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것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정도 수위의 비판은 ‘일반 투자자가 다루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자산이니 아마추어들은 손을 떼는 게 낫다’는 권유로 받아들여진다.

조목조목 이뤄진 이날 비판은 옐런이 비트코인 투자시장을 무모한 도박판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시장 과열 양상이 선을 넘으면 미국 정부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편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22일(한국 시간) 한때 개당 5만 8,000달러를 넘었다가 23일 오후 9시 현재 4만6,300달러 선에 거래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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