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2032년 하계 올림픽 우선 협상지로 호주 브리즈번을 선정하면서 서울·평양 공동 유치는 사실상 무산됐다.
IOC는 25일(한국 시간) 집행위원회를 열어 브리즈번을 우선 협상지로 결정한 하계올림픽미래유치위원회의 권고를 승인했다. IOC 총회 투표를 거치면 최종 승인된다. 남북을 비롯해 카타르 도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독일 라인루르, 중국 청두와 충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뉴델리, 터키 이스탄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2032 올림픽 유치를 신청하거나 유치에 도전한 지역은 IOC와 벌인 유치 단계 중 1단계인 '지속 대화'에서 탈락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북한에 2032년 하계 올림픽 공동 유치를 제안했다. 이듬해 2월에는 IOC에 공동 유치 의향서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 딜’로 끝난 뒤 남북 관계가 얼어붙고 북미 관계도 교착 상태가 깊어지면서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도 추진력을 잃었다.
IOC는 브리즈번과 유치 2단계인 ‘목표 대화(targeted dialogue)’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와 IOC의 실질적인 대화 단계다. IOC는 브리즈번과 목표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추후 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지역과 1단계 지속 대화도 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IOC와 브리즈번 간 협상이 깨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퀸즐랜드주는 2018년 영연방 경기 대회(커먼웰스 게임)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기장 시설들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확실한 계획과 최상의 날씨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통일부는 "개최지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닌 만큼 정부는 IOC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유관 부처들과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평창평화포럼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도 "강원도가 추진하는 2024년 동계 청소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가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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