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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금속 시장 주도권 쥔 中, 녹색 기술까지 장악하다

■책꽂이-프로메테우스의 금속

기욤 피트롱 지음, 갈라파고스 펴냄





‘인듐, 프라세오디뮴, 네오디뮴, 규소, 안티몬, 니켈, 디스프로슘, 세륨, 란타늄…’ 이름조차 극도로 생소하지만 현대의 각종 기술에서 빠짐 없이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른바 ‘희귀 금속’들이다. 희귀 금속은 인공지능(AI), 바이오 의료 기술, 로봇 공학 등 분야에서 두루 쓰인다. 첨단 녹색 기술과 재생 에너지 개발을 비롯해 미사일과 전투기 등 무기 제조에도 필수다. 스마트폰 한 대에도 화면?전자칩?배터리 등에 십 수 가지의 희귀 금속이 쓰인다. .

이런 희귀 금속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매장량은 전체의 40% 수준이지만 낮은 정제 비용을 무기로 세계 수요의 95%를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저널리스트인 기욤 피트롱은 신간 ‘프로메테우스의 금속’에서 차세대 석유로도 불리는 희귀 금속에 대해 조명하며 중국의 독점 생산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저자는 특히 중국이 희귀 금속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산업 전반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책은 “서양의 많은 나라는 녹색 기술과 디지털 기술의 운명을 오직 한 나라의 손아귀에 맡긴 꼴”이라며 “중국의 희토류 독점으로 모든 각국은 심각한 사회경제적 위기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중국은 광물을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희토류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금속 산업 가치 사슬의 거의 전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 흑연, 갈륨, 인듐 등 많은 광물 자원의 수출을 제한하고 이 자원으로 자국에서 고유 기술을 개발하는 식으로 경제 갈등을 광물 생산 지배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빚어진 것은 서방 주요국들이 환경 파괴와 질병 초래 등의 문제를 이유로 희귀 금속 채굴을 포기한 데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래서 저자가 주장하는 대안은 세계 각국이 자금과 혁신을 동반한 친환경 방식으로 희귀 금속 채굴을 재개하는 것이다. 각국이 친환경적 기준을 적용한 광산을 열어 광물 주권을 확보하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도 늘릴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는 공해를 수출하지 않는 윤리적 결정이기도 하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중국의 열악한 광업 환경과 환경 파괴를 비판하기는 쉽지만 희귀 금속을 사용하지 않을 방도가 있느냐고 책은 되묻는다.

하지만 희귀 금속 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환경 문제를 최소화할 기술은 여전히 없다. 희귀 금속 수요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당장 채굴과 정제를 재개했을 때 불거질 문제를 감수할 만한 국가는 많지 않다. 책은 이 같은 딜레마를 재확인하는 셈이다. 1만6,500원.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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