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존슨앤드존슨(J&J)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했다. J&J 백신은 1회 접종형인데다 보관도 쉬워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낼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4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FDA는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J&J 백신의 임상 시험을 검토한 결과 “FDA 긴급 사용 승인 요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J&J 백신이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미국의 세 번째 백신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FDA는 이르면 27일 긴급 사용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J&J 백신은 ‘1회 접종’과 ‘쉬운 보관’이 특징이다. 3~4주 간격으로 총 2회에 걸쳐 접종을 마무리하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과 달리 J&J 백신은 한 번만 맞아도 예방 효과를 낸다. 또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운송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J&J 백신은 2~8도의 냉장 상태로 최소 3개월간 보관 가능하다. J&J 백신이 백신 접종 속도를 바짝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J&J 백신의 평균 예방 효과는 66%로 나타났다. 화이자(95%), 모더나(94%) 백신보다는 낮지만 FDA의 최저 기준인 50%를 충족한다. 전문가들은 단일 접종 방식의 J&J 백신을 2회 접종 방식의 백신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입을 모은다.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남아공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예방 효과는 64%로 나타났다. 미국에서의 예방 효과(72%)보다는 줄었지만 노바백스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른 백신과 비교하면 남아공 변이에 대한 감소 폭이 낮은 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중증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미국에서 86%, 남아공에서 82%로 집계됐다. 임상 시험 중 J&J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 그룹에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보고된 부작용은 두통과 피로·근육통·메스꺼움 등 경미한 증상이었다. 아나필락시스(중증 알레르기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승인이 결정되면 곧바로 공급에 착수할 방침이다. 제프리 지엔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자는 이날 “(J&J 백신이) 승인되면 지체 없이 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J&J는 미국에서 승인이 결정되면 우선 400만 회분을 공급한 뒤 오는 3월 말까지 2,000만 회분, 6월 말까지 1억 회분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