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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누크테크




2009년 7월 외신들이 중국 보안 검색 장비 업체인 누크테크(Nuctech)가 관련된 사건을 일제히 보도했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와 유럽에서 현지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미비아에서는 공항에 보안 검색 스캐너를 납품하면서 관리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 유럽에서는 덤핑 판매를 한 혐의였다. 중심 인물로 사건 1년 전인 2008년까지 이 회사의 총경리(사장)를 맡았던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장남 후하이펑이 거론됐다. 이후에도 누크테크는 대만·필리핀·캐나다 등에서 불공정 거래 의혹에 휘말렸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로비로 세계 시장을 파고든 후유증이었다.

누크테크는 칭화대 교수와 학생들이 보안 검색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기 위해 만든 대학 벤처로 출발했다. 산학 협력을 통해 기술력이 축적되자 중국 정부는 1997년 이를 국영 기업으로 독립시켰다. 초창기 사명인 뉴클리어테크놀로지(Nuclear Technology)가 지금 이름으로 바뀐 것은 2002년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칭화대 출신 고급 인력의 연구·개발 능력이 어우러지면서 누크테크는 성장 가도를 달렸다. 창립 10여 년 만에 중국 내 공항·항만·기차역에서 쓰는 X레이 검사기 중 90%를 장악했다. 세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100여 개국에서 사업하는 글로벌 업체로 급성장했다. 현재 세계 보안 검색 장비 분야에서 영국의 스미스디텍션과 1·2위를 다투고 있다.



리투아니아 정부가 최근 자국 공항 두 곳에 보안 검색 장비 납품을 추진하던 누크테크에 제동을 걸었다. 국가 안보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지만 이면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反中) 전선 동참이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미국은 누크테크 장비를 통해 수집된 화물 목록, 지문·여권 등의 정보가 중국에 통째로 넘어갈 수 있다며 이탈리아·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에도 ‘누크테크 퇴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중 전선 구축이 속도를 내면서 동맹국들의 동참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집착하며 우물쭈물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임석훈 논설위원

/임석훈 논설위원 sh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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