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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백신 접종은 나의 건강 뿐만 아닌 타인을 위한 배려다

김민형 바이오IT 부장

'게임 클로저' 되기엔 화력 약하지만

60~90%까지 코로나 예방 가능해

국민 일상 회복·안전 위해 용기 내고

정부는 부작용 등 모든 정보 공개해야





“건강상 아무런 이유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직원은 해고할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하면서 ‘해고’까지 들먹일까. 놀랍게도 교황청이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게 교황청의 설명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백신을 맞아야 할 까닭을 자신이 아닌 타인의 안위에서 찾은 혜안에 눈이 번쩍 뜨인다.

26일부터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요양병원·시설 65세 미만 종사자들이 첫 대상이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1년여 만이다. 정부는 전체 인구 5,183만 명(지난해 11월 기준) 중 18세 미만과 임신부 등을 제외한 약 85%인 4,410만 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상자의 두 배에 가까운 백신 물량도 확보했다. 정부의 목표는 오는 11월까지 집단 면역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많이 늦었지만 정부의 로드맵은 소중한 일상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접종 속도다. 그런 점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등에 대한 불신은 큰 걸림돌이다. 공교롭게도 첫 백신이 고령층에 대한 효능 검증이 다소 부족한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다. 정부는 고심 끝에 당초 최우선 접종 대상이었던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추가 자료를 제출받는 3월 말 이후로 미뤘다.



아스트라제네카를 포함해 화이자·모더나 등 현재까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들에 대한 ‘거리 두기’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최소 10년 이상 검증해 개발해왔던 백신을 1년 만에 뚝딱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팬데믹 상황의 ‘게임 체인저’는 될 수 있지만 ‘게임 클로저’가 되기에는 아직 화력이 약한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변이를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다. 또 한번 접종하면 얼마나 유효한지도 아직 알 수 없다.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은 ‘시즌1’ 성격이 강하다. 앞으로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효능이 있고, 미성년자와 임신부에게도 보호막을 씌울 수 있는 안전성을 갖춘 ‘시즌2’ ‘시즌3’ 백신 개발이 이어질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벌써 업그레이드 백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시간이 흐르면 더 좋은 백신이 개발될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현재 처한 인류의 사정이다. 연전연패의 수세 속에서 피해를 줄이고 조금씩이라도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절실하다. 비록 부족한 점은 있지만 시즌1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다. 아스트라제네카든 화이자든 백신을 맞으면 60~90%가량의 예방 효과를 갖추게 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병세가 악화하는 것을 줄여준다. 사회 전반적인 면역 체계가 강화되면 신규 확진자가 줄어 의료 인프라 능력이 팬데믹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접종률에 따라 특정 분야는 빠른 속도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한참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해 접종률이 벌써 50%를 넘어선 이스라엘이 그 증거다.

이제 백신의 시간이다. 국민들은 자신의 건강은 물론 주변의 안전을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 동시에 팬데믹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꽤 오랜 시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우리보다 앞서 백신을 접종한 국가들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효능과 부작용 등 백신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져 접종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백신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뒤늦은 백신 확보에 대한 비판을 막겠다며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고 “대통령이 실험대상”이냐는 말로 접종을 앞둔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행위는 코로나19 극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김민형 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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