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위한 ‘코로나19 예방접종 디지털 증명서’ 도입을 추진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위·변조를 막고, 증명서를 지참할 경우 코로나19 밀접 접촉자가 됐을 때 자가 격리를 면제하는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25일 백신 접종자들에게 발급할 예방접종 증명서의 위·변조 등을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증명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백신 접종 개시와 함께 정부24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을 통해 접종자가 국문과 영문으로 예방접종 증명서를 출력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종이 증명서는 위·변조가 가능한 만큼 이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예방접종 증명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게 질병청의 방침이다.
우리 정부의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 도입을 계기로 ‘백신 여권’ 제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해 자유로운 해외여행을 가능하도록 하는 백신 여권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아이슬란드가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부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올 1분기 안에 블록체인 기반의 백신 여권인 ‘IATA 트래블패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래블패스는 이용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검사 결과와 여권 정보를 화면에 나타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지난달 “백신 여권 기준 수립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은 이르면 이달 중 ‘녹색 여권’이라는 접종 증명서를 발급할 방침이다.
한편 질병청은 예방접종 전 과정을 총괄하는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리 시스템을 마련했다. 접종 대상자 등록·관리, 접종 관리, 이상 반응 신고·대응 과정 등을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추진단은 지난 8일 대상자 등록·관리 기능을 마련해 대상 기관별 접종 대상자 명단 확인과 수정(대상 기관), 대상자 확정(보건소) 등을 시스템으로 진행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접종 시행에 맞춰 대상자 여부 조회, 예방접종 기록 등록, 접종 확인서 출력, 백신 사용량 확인 등 접종 관리 기능도 24일 개통했다.
질병청은 최초 접종일 다음 날인 27일부터 누적·일일 접종 현황, 전국·지역별 접종 인원, 이상 반응 신고 현황 등 국민이 궁금해 하는 사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상 반응 발생 시 신속한 신고와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접종 받은 사람이 쉽고 편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 이상 반응 신고 기능을 마련하고 보건소와 의료기관 등에서도 이상 반응을 신고·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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