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취임 후 처음으로 통화했다. 미 정보당국이 사우디 출신 언론인 카슈끄지 암살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기 앞서 통화가 이뤄져 더욱 큰 관심이 모인다.
바이든대 통령은 25일(현지시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통화해 양국간 오랜 파트너십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두 지도자는 예멘전 종식을 위해 유엔과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적 노력, 이란과 연계된 그룹의 공격 등에서 사우디 영토 방어를 돕겠다는 약속을 포함해 역내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보편적 인권과 법치에 부여한 중요성을 확언하고, 양국 관계를 가능한 한 강력하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가 주목받는 것은 미국 정보당국이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2018년 10월 피살 사건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이뤄졌기 때문이다.
미 정보당국은 살만 국왕의 아들이자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을 승인하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 정부가 그동안 무함마드 왕세자는 암살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혀온 것과 상반된 내용이어서 보고서 공개시 무함마드 왕세자가 난처한 입장에 처하고 양국 관계가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이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국왕과 통화한 뒤 공개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후 카슈끄지 암살사건 보고서 공개, 예멘전에 개입해 아랍연합군을 주도해온 사우디로의 무기 판매 중단 등 사우디와 관계를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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