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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육점에 고양이 사체를…중국계 주인 "증오 범죄, 이젠 놀랍지도 않다"

주인 "코로나로 심해진 반아시아인 정서 1년간 대면"

"경찰, 자작극 의심도…인종혐오 그 어느때보다 심해"

최근 미국에서 중국계 주인이 운영하는 정육점에 한 남성이 고양이 사체를 고의로 버린 사건이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에서 중국계 주인이 운영하는 정육점에 한 남성이 고양이 사체를 고의로 버리고 간 사건이 벌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내 반(反)아시아인 정서가 고조돼 인종 혐오 범죄가 늘고 있어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새크라멘토의 정육점 '매드 부처 미트 컴퍼니' 주차장에서 훼손된 고양이 사체가 상자에 담긴 채 발견됐다. 이 정육점은 중국계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이 가게를 찾은 손님이 사체를 발견해 정육점 주인에게 알렸고, 현지 경찰은 이를 증오 범죄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공개된 감시 카메라 동영상에는 한 남성이 정육점 주차장에 세워진 픽업트럭 짐칸에서 뭔가를 꺼내 바닥에 버린 뒤 다시 차에 타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은 훼손된 고양이 사체를 이곳에 버리기 전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육점 주인인 켈리 셤은 CNN에 출연해 "놀랐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라며 "지난해 내내 증오 범죄를 맞닥뜨렸다. 보안요원을 앞쪽에 세워뒀는데 일반적인 정육점의 풍경은 아니지 않느냐"며 "우리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조치이고 이번 사건이 바로 정확히 그 이유"라고 밝혔다.



셤은 “이번 일이 갑작스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가족들이 겪은 다른 장난이나 공격적 언사가 과거에도 있었느냐”고 진행자가 묻자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셤은 마스크를 쓴 자신의 자매가 가게 정문에서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그녀를 향해 '중국 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말하며 공격하는 일이 있었고 그 때문에 보안요원을 두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셤은 "말한 대로 나는 폭력의 수위와 반아시아인 발언, 특히 반중국인 발언에 놀라지 않았다"며 "지난 1년간 대면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아시아인 정서는 항상 있었지만 지난해 겪은 수준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고양이 사건이 가게 홍보를 위한 자작극이 아니냐고 의심받기까지 했다며 "어쩌면 이 사건은 증오범죄로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고 그저 반달리즘(의도적 파괴 행위)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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