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최저임금 인상안을 대규모 경기부양 법안에 포함해 처리하려는 시도를 상원이 가로막은 것과 관련, 백악관은 최저임금 인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 위원장은 전날 최저임금 인상안을 1조9,000억 달러(2,100조 원) 규모의 부양책 법안에 포함할 수 없다고 판정한 상원 결정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을 완수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임금을 높이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 지도자들과 긴급한 안건을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며 부양책과 최저임금 인상안을 동시에 진전시킬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부양책에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는 법안도 끼워 넣어 일괄 처리를 추진해왔다.
앞서 민주당은 상원의 예산 조정권 발동이 가능하게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예산 조정은 국가 예산과 관련한 법안이 제때 처리되도록 통상적으로 상원의 법안 처리에 요구되는 60표가 아니라 단순 과반 찬성만으로도 통과할 수 있도록 한 절차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맥도너 상원 사무처장은 전날 최저임금 인상안을 예산 조정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안의 부양법안 편입이 예산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예산 규칙에는 예산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 안건은 조정 대상에 포함해선 안 된다고 돼 있다. 공화당은 부양책에 포함된 최저임금 인상안은 이를 어겼다고 주장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양책을 통과시킬 태세지만 상원 결정으로 최종 입법안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하원이 이를 제외한 법안을 상원으로 보내거나 상원에서 예산 조정 절차 없이 60표를 얻어 인상안을 가결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이 최저임금 인상안을 유지한 채 부양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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