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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親기업' 한다더니…코로나에 법인세율 인상

"팬데믹으로 빈 나라 곳간 채우자"

'브렉시트 약속' 깨고 결국 증세

47년만에…2023년 최고 25%로

신규투자 특급공제 ‘당근’ 제시에도

친기업 기조 예상했던 재계는 당황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FP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전후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천명해온 영국이 법인세율을 최고 25%로 올리기로 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거덜 난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지난 1974년 이후 처음으로 법인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영국의 이번 조치가 증세로 재정 위기를 타개하려는 세계적인 움직임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하원에 예산안을 보고하면서 현행 19%인 법인세율을 오는 2023년 4월 25%로 인상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으로 불어난 부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세율인 25%는 연간 25만 파운드(약 3억 9,260만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기업에 적용된다. 영국의 전체 기업 중 10%가 이에 해당한다. 연 순이익 5만 파운드 미만을 내는 기업의 법인세율은 19%로 유지된다.

영국은 증세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0~2021 회계연도 영국 정부의 차입은 3,550억 파운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7%에 달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내년까지 3,500억 파운드 규모의 부양책을 펴야 하는 영국 정부로서는 법인세 인상 말고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재계의 반발을 예상해 당근책도 내놓았다. 기업 신규 투자 비용의 130%를 공제하는 ‘특급 공제’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가디언은 기업이 1파운드를 투자하면 최대 0.25파운드까지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수낙 장관은 "법인세가 여전히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최근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재계는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간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국면에서 친(親)기업 기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앞서 “기업인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겠다”며 "법인세율을 17%로 인하해 영국 경제의 기어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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