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대표적 인권 유린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재심의 결과가 이번주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1일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부산 형제복지원 원장 고(故) 박인근씨의 불법 감금 혐의 등 사건에 대한 비상상고심 선고공판을 연다.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설립된 형제복지원은 지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12년간 사실상 수용시설처럼 운영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을 불법 감금하거나 시설에서 강제 노역과 구타,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복지원 자체 기록만 보더라도 사망자는 최소 51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시신은 암매장돼 아직도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복지원 원장 박씨는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나 대법원은 1989년 박씨의 행위가 당시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형법상 정당행위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9년이 지난 2018년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박씨 사건을 비상상고했다. 비상상고란 확정된 형사 판결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됐을 때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재심리를 제기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비상상고심에서 과거 판결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이미 확정된 박씨의 무죄 효력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다만 대법원이 과거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할 경우 이를 근거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명예 회복 뿐만 아니라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열린 첫 변론에서 “피해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 기한 없이 강제수용하게 한 것은 과잉금지 원칙과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며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법령에 의한 행위’는 합법·합헌에 따른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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