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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銀도 주담대 금리 인상…영끌족 “어쩌나”

오늘부터 우대금리 0.3%P 축소

대형은행으론 신한 이어 두 번째

연초 가계대출 급증세에 "관리 강화"

시장금리 상승세에 우대 축소 겹쳐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한다. 국내 대형 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신한은행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정부가 가계 빚을 조이기 위해 총량 규제를 재개한 가운데서도 연초부터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자 은행권이 신용대출에 이어 주담대까지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시장금리 상승세 속에서 우대금리도 줄어들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에 나섰던 가계의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됐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8일부터 가계 주담대의 정책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축소한다. 농협은행이 현재 최초 신규 고객에게 제공하는 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앞으로는 사라진다. 단기 변동 금리를 선택할 때 받을 수 있던 우대금리도 0.2%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줄어든다. 우대금리가 줄어든 만큼 신규 차주와 변동금리대출 차주의 최종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셈이다.

농협은행은 최근까지 다른 대형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낮게 유지해 차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날 기준 농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2.44~3.65%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최저 금리가 가장 낮다. 하지만 8일부터 우대금리가 조정되면 농업인이 아닌 신규 변동형 주담대 차주는 최대 0.3%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던 정책 우대금리가 0.1%포인트로 줄어들게 된다. 이들의 대출금리는 연 2.64~3.85%로 올라 다른 4개 은행(연 2.54~4.05%)과의 격차도 좁혀질 수밖에 없다.

농협은행은 대신 같은 날부터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는 0.1%포인트 확대한다. 현재 0.9%포인트인 우대금리 최대 한도가 1.0%포인트로 인상된다. 농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대출 재원을 재조정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 방침에 따라 가계대출 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깎는 방식으로 문턱을 서서히 높이고 있다. 연초까지는 역대급 증가세를 보였던 신용대출이 주요 타깃이었다면 최근에는 집값을 따라 급증하는 주담대도 속도 조절에 나섰다. 농협은행에 앞서 신한은행도 지난 5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줄였다.

최근 가계대출은 다시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올 2월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 1,70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6% 늘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은 2015~2016년 이후 처음이다. 금융 당국은 2~3년 안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4~5%대로 낮추겠다는 목표여서 은행들이 이에 맞추려면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이미 시장금리 상승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우대금리까지 줄어들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됐다. 은행 장단기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국채와 은행채는 최근 대규모 국채 발행과 물가 상승 기대 등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0.6%대까지 떨어졌던 은행채 6개월물(AAA·무보증)은 최근 0.76%대로 올랐고 은행채 5년물은 이달 5일 기준 1.644%로 불과 한 달 전(1.505%)보다 0.14%포인트가량 올랐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 조달 사정이 나빠져 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

가계의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도 우려 요인이다. 3~6개월마다 금리를 재산정하는 변동형 대출의 특성상 대출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대출을 받았던 차주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가계대출의 변동 금리 비중(잔액 기준)은 69.7%로 2018년 12월(70.1%)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변동 금리 비중이 높으면 금리가 상승할 때 차주의 충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은 차주가 크게 부담을 느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면 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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