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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피해 “구형이라도”…中, 중고 반도체 장비 싹쓸이

구세대 라인용 중고 장비 '사놓고 보자'

200mm 웨이퍼로 가전용 칩 주로 생산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길어질 수도

중국 다롄의 한 반도체 생산시설에서 지난 1일 엔지니어들이 일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으로부터의 최신 반도체 제조 장비 신규 수입이 막히자 구세대 생산라인용 중고 장비를 일본 등지에서 빨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200㎜(8인치) 웨이퍼용 중고 장비 가격이 300㎜(12인치)용 새 장비 값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200㎜ 라인에서 가전용 칩을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같은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중고 장비 싹쓸이에 일본 내 중고 반도체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20%가량 올랐다. 포토리소그래피 등 핵심 장비의 경우 중고품 가격이 3배나 상승했다.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스앤드리싱 관계자는 “(중고 반도체 장비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배나 인상됐다”고 전했다.

구세대 장비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 수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메이저 장비 업체들은 이미 대세인 300㎜로 생산라인을 개편해 200㎜용 신규 장비는 더 이상 생산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 업체들은 중고 장비로 눈을 돌렸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200㎜용 중고 기계가 300㎜용 신제품보다 비싸게 팔리는 귀한 몸이 됐다. 미쓰비시UFJ리스앤드파이낸스 관계자는 “중고 기계의 거의 90%가 중국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업계는 구형 중고 장비를 사들여 ‘비축’하고 있다. 당장 쓸 일이 없더라도 일단 사놓고 보자는 게 중국 업체들의 분위기다. 한 중고 장비 딜러는 “몇 년 전에는 가치가 없었던 기계가 현재 1억 엔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중국 반도체 공장에서는 20~30년 된 장비가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200㎜ 웨이퍼로 TV나 PC 모니터용 디스플레이구동반도체나 커넥티드 가전에 들어가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을 주로 만든다. 이들 제품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집콕’ 현상으로 수요가 폭증했다. 문제는 자동차용 반도체 역시 대부분 200㎜ 웨이퍼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중국이 중고 장비까지 동원해 가전용 칩을 집중 생산하면서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업체는 이런 현상을 사업 기회로 인식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캐논은 9년 만에 처음으로 200㎜ 웨이퍼 용 리소그래피 장비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 연구자가 지난 2016년 인터페이스보드에 반도체 칩을 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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