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론이 뜨거워지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없는 일이다. 본인 의지가 먼저 밝혀져야 저희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권의 법치주의 파괴, 검찰 폐지에 준하는 수사권 박탈에 대해 입장을 같이한다. 그런 점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따라 검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수사가 안 된다면 수사권조정 문제가 벌써 드러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중대한 국가 사안에 대해 수사 경험과 역량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수사기관이 수사를 못 하는 상황이 오도록 한 수사권조정이라면 그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에 반해 국민의힘 소속 주자들의 지지율이 낮게 나온 것과 관련,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지 않았다. 지금 지지율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사퇴 후 실시된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0%를 넘기며 1위를 기록한 데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별의 순간(Sternstunde)’은 독일어권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인생에서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과의 만남 여부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가 윤 전 총장을 당장 만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만난다는 뜻”이라고 잘라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사퇴 후 정치 입문에 대한 입장을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은 만큼 앞으로 좀 더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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