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기성용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가해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결국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겸 홈 개막전인 수원FC 전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기성용은 경기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변호사를 선임했고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최선을 다해 그 부분에 대해 밝히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언제든지 변호사와 상의하면서 심도 있고 강경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기성용은 또한 '법적 공방이 자칫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와 관련, "전혀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성용의 주장에 대해 피해를 주장하는 폭로자측 법률 대리인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같은 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기성용 측으로부터) 소송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기성용을 망신 주기 위해서 이러는 게 아니다"라면서 "기성용 측이 우기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법정 다툼을 한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박 변호사는 지난 1일 "피해자들의 법률 대리인 자격으로 소모적인 여론전을 멈추고 하루빨리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을 제안한다"면서 "기성용 선수가 가급적 속히 피해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지난 2월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들은 소송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원했던 것은 기성용 선수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였다"고 강조한 뒤 "그런데 기성용 선수는 언론을 통해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했고 형사 고소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상황을 짚었다.
박 변호사는 이어 "따라서 피해자들은 본 사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기성용 선수가 빨리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여론 재판이 아닌 법정에서 밝혀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한편 기성용은 지난달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전북 현대와의 경기를 끝내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당시 기성용은 "다시 한 번 확실히 말씀드리면 저와는 무관한 일"이라면서 "절대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모든 주장에 대해 저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증거가 있으면 빨리 증거를 내놓기 바란다"면서 "왜 증거를 얘기 안 하고 딴소리하며 여론몰이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도 했다.
기성용은 또한 "당시 상황에 대해 (나를 위해) 증언해 줄 수 있는 많은 사람이 있다"며 "피해자들이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겠다. 앞으로 자비란 없다. 법적으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박 변호사는 지난달 24일 "2000년 1월~6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C씨가 선배 A와 B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던 C씨와 그의 동기 D씨는 1년 선배인 A 선수와 B 선수로부터 구강성교를 강요받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A선수는 기성용으로 특정됐고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 C2글로벌과 기성용은 이같은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