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경제난 등을 피해 미국으로 온 이민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게 했다.
로이터·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부터 미국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은 임시보호지위(TPS)를 신청해 미국에서 18개월간 합법적으로 체류하며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총 32만여 명의 미국 내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당국자는 이러한 결정이 “광범위한 기아와 영양실조, 무장단체 증가, 인프라 붕괴 등을 포함한 베네수엘라의 이례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이민자들이 베네수엘라로 돌아가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남미 베네수엘라에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사회 혼란이 이어지면서 최근 몇 년 새 540만 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생존을 위해 고국을 등졌다.
가장 많은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정착한 이웃 콜롬비아 정부도 지난달 자국 내 미등록 베네수엘라 이민자 100만 명가량에게 한시적인 체류자격을 부여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A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임 정권의 경우 공화·민주 양당에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에게 체류자격을 주자는 요구가 잇따랐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미국 당국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를 검토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제재 해제에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4년간의 일방적인 제재는 베네수엘라에서 선거라는 성과를 얻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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