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물량이 계속 늘고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 오피스텔 인기가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워낙 급등한 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치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임대 용도로 인기를 모은 초소형 오피스텔 매매가는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 주거용으로 사용 가능한 30평형대 오피스텔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매매가, 소형은 하락·중형은 상승=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오피스텔 가격은 0.08% 상승했다. 수도권은 0.09% 상승했고 지방은 0.02%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주로 전용 40㎡가 넘는 오피스텔이 견인했다.
전용면적별로 가격 상승률을 보면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이 0.54% 올라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용 60㎡ 초과 85㎡ 이하 0.52%, 40㎡ 초과 65㎡ 이하 0.30%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용 40㎡ 이하 오피스텔은 되레 0.09% 하락했다. 초소형 오피스텔 가격은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도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2월 전용 40㎡ 이하는 0.09% 하락한 데 비해 △전용 60㎡ 초과 85㎡ 이하 0.54% △전용 85㎡ 초과 0.52% △전용 40㎡ 초과 65㎡ 이하 0.40% 등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기도 내 오피스텔 거래량은 1,924건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올해 1월도 1,361건을 기록하는 등 거래량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1,714건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청약 인기도 여전하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서울 중구 ‘힐스테이트청계센트럴’ 오피스텔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12.7 대 1에 달했다. 경쟁률은 보면 가장 큰 평형인 전용 51㎡A에서 최고 경쟁률(125.7 대 1)이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오피스텔 선택?=중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는 배경에는 정부의 아파트 규제가 깔려 있다. 현재 정부는 아파트 거래에 대해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아파트는 LTV가 40%까지만 인정된다. 이마저 9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0%만 적용되고 15억 원을 넘어서는 경우 단 한 푼도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반면 오피스텔의 경우 이 같은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주택 가격의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영끌’을 해도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진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넉넉히 받을 수 있는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이들 실수요자의 경우 가족 단위의 장기 거주를 계획하고 있는 사례가 많기에 전용 40㎡ 이하의 소형 오피스텔보다는 중형 이상의 오피스텔을 찾고 있다.
하지만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실수요자들을 환경이 열악한 오피스텔로 몰아넣고 있다”며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해선 대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